본문 바로가기
사회

[본지-KERIS 공동기획 ㊦] AI 시대, 대학도서관 역할 재정의… '리터러시...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은 대학 생태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도서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방대한 자료를 보관·제공하던 전통적 역할을 넘어 이용자에게 AI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본지-KERIS 공동기획 ㊦] AI 시대, 대학도서관 역할 재정의… '리터러시...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대학의 연구·교육 환경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는 더 이상 ‘찾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연구의 전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지원하는 지능형 연구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지는 정책과 기술, 그리고 현장을 잇는 연결고리로서, 케리스와 함께 AI 시대 대학도서관과 공공 학술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층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上> AI 기반 지능형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전환과 교육데이터플랫폼의 역할

<中> 대학도서관 오픈액세스(OA) 활성화를 통한 학술 생태계 혁신

<下> AI 시대 대학도서관의 새로운 역할

계명대 동산도서관이 AI·실감미디어 적용한 최첨단 스마트 디지털 학습 공간(DLC)으로 탈바꿈했다(3층 멀티미디어 허브).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은 대학 생태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도서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방대한 자료를 보관·제공하던 전통적 역할을 넘어 이용자에게 AI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리터러시와 문해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학도서관은 재학생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AI 윤리 교육의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AI의 확산으로 정보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한다. 이를 길러주는 학습·연구 거점으로서 대학도서관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정부는 관련 정책을 통해 대학도서관을 미래 교육과 연구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립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구성원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기술도입을 추진하는 대학도서관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대학도서관, 미래 교육·연구 인프라로 전환… ‘제3차 진흥종합계획’ 방향은

= 교육부는 변화하는 시대상에 따라 대학도서관이 발전할 수 있도록 5년 단위 ‘대학도서관 진흥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종합계획은 지난 2024년 공유된 제3차 대학도서관 진흥종합계획으로,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자료 보관 중심에서 교육·연구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립하고 있다. 이에 ‘미래 교육과 연구 혁신을 이끄는 모두의 대학도서관’을 핵심 발전 방향으로 내세우고, 다양한 구성원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확대 방향을 제시했다.

정진한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연구소장은 “기존의 진흥종합계획은 교육·연구지원 핵심 기관으로서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강조했다면, 3차 계획은 지역민, 외국인 유학생, 장애 학생을 위한 서비스 등으로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리터러시와 연관되는 문해력 교육도 대학도서관의 주요 역할로 강조된다”고 말했다.

3차 종합계획은 대학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미래 교육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간 대학도서관이 이용자 중심의 기능 확대에 주력했다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대학도서관이 연구 혁신 기관으로 기능하도록 구체적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발맞춰 국내 대학도서관은 △공간 혁신 △학습 지원 △AI 도입 등의 측면에서 다채로운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공간… 지역민·성인학습자·유학생 맞춤 서비스 확대

=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대학도서관의 기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정 이용자를 넘어 ‘모두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대학도서관이 지역과 사회를 포괄하는 개방형 지식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정보 접근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강화 방안에서 두드러진다. 장애 학생을 위한 점자도서·큰글씨도서 확충, 오디오북 및 원격 대출 서비스 확대 등 물리적·정보적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KERIS가 발표한 ‘대학도서관 발전계획 분석 및 AI 시대 도서관 서비스 사례’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명지대 도서관은 장애 학생 전용 열람 공간을 조성하고 관련 자료를 확충하는 등 포용적 서비스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진대 도서관은 지식정보 취약계층의 도서관 이용 장벽을 낮추기 위해 책나래 서비스와 장애 학생 대상 자료 활용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 대응한 맞춤형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영어 안내 체계 구축과 학술DB 활용 교육, LMS 기반 학습 지원 등 학습 환경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한편,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되고 있다. 경성대 도서관은 영어 안내문 제공과 함께 유학생 대상 학술정보 활용 교육을 운영하고, 전용 공간을 통해 학습과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대학의 경우 성인학습자와 지역민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도서관의 역할을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도서관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천대 도서관은 성인학습자 대상 콘텐츠 개발과 지역 연계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 대학은 지역 주민에게 도서관 이용을 개방하고 전자도서관 접근을 지원하는 등 정보 격차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정진한 연구소장은 “평생교육기관으로서 강점을 지닌 전문대학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대학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다”며 “RISE 사업과 연계해 연구지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명지대 야외도서관 행사 ‘명지북크닉 행사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 DB)

AI의 등장… ‘대학도서관의 본질’ 재조명

= 대학도서관이 이용 대상을 확장하며 역할을 넓혀가는 가운데, AI의 확산은 도서관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묻는 변수로 등장했다. 기술의 발달로 대학 전반이 변화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대학도서관 역시 기능과 역할의 재정의를 요구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생성형 AI 서비스를 경험한 비율은 44.5%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에 이른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이용자가 방대한 자료에 손쉽게 접근해 대학도서관의 전통적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의 등장에도 도서관의 존재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도서관이 강조해 온 비판적 사고 능력과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 역량은 AI 시대에도 변치 않는 핵심 덕목이기 때문이다. 디지털·AI 리터러시 교육의 거점으로서 대학도서관의 역할과 의미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영 동국대 미래융합교육원 교수는 “AI 시대에도 결국 중요한 건 문해력이다. 인간의 사고를 AI가 대신해 주면서 사람들이 지니고 있던 인지적 근력이 오히려 줄어드는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이처럼 생각하는 힘을 다시금 길러주는 게 대학 내 가장 중립적으로 존재하는 대학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대가 변해도 대학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본래 집중하던 문화적·교육적 역할에서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이라며 “대학의 가장 큰 목적인 교육에 발맞춰 대학도서관은 AI를 올바르고 균형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재자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AI 시대에 대학도서관이기에 가능한 주체적인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수 대학도서관은 생성형 AI의 한계를 고려해 이용자의 책임 있는 활용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서울여대와 중앙대 도서관은 AI 윤리적 활용 안내서와 별도의 정보 제공 페이지를 구축해 생성형 AI 활용 시 유의점과 활용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홍익대 도서관은 AI 활용 교육을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하고, 생성형 AI의 활용 방법과 더불어 정보 신뢰성 검증과 윤리적 사용에 대한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이지욱 홍익대 도서관 사서는 “급격하게 발전하는 AI 플랫폼은 이용자에게 편의를 주고 연구와 학습에 도움을 주지만,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중요하다”며 “홍익대 도서관은 매월 AI를 학습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교육하고 있으며, AI 기능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이용자의 필요에 맞게 추천하거나 요약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술 접목… 대학도서관 서비스 혁신 본격화

= 나아가 AI 기술을 대학도서관에 접목하는 구체적인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대학도서관이 단순 검색 중심 서비스에서 나아가 이용자의 학습·연구 맥락까지 반영한 ‘추천형 도서관 서비스’로 진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도서관은 지식정보플랫폼 LikeSNU를 운영하며 데이터 기반 학습·연구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도서 대출 이력, 소장 자료, 학술논문, 강의계획서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 맞춤형 도서 추천은 물론 연구 주제와 강의까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균관대 도서관 역시 생성형 AI를 활용한 지능형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AI 시멘틱 검색을 통해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감성 기반 도서 추천과 논문 영상 생성 기능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AI 도입은 운영 방식의 변화를 넘어 도서관 공간 자체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도서관이 더 이상 정적인 열람 공간이 아닌,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된 복합 학습·연구 기관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구체적으로 세명대 도서관은 VR·AR 체험관을 구축해 체험형 안전교육과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몰입형 환경을 기반으로 학습 경험을 확장하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실감형 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계명대 도서관은 보다 진화된 형태의 공간 혁신을 시도했다. AI와 실감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코스모스 X’ 공간을 조성해 미디어월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활용한 몰입형 학습 환경을 구축했다. 해당 공간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와 강연,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며 학습과 체험이 결합된 복합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과기대 도서관은 디지털 스튜디오와 영상 제작 공간 등을 포함한 정보 복합문화공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학습 공간을 넘어 전시·강연·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도서관을 창작과 소통의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검색 넘어 이해로… AI 시대 대학도서관의 역할 ‘강조’

= 대학도서관은 더 이상 자료를 찾는 공간이 아닌, AI 기술을 접목해 학습·연구·창작이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 지식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정보 접근이 한층 용이해진 가운데,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학도서관은 지식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학습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역할과 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권지연 KERIS 학술진흥부장은 “대학도서관은 AI 시대를 맞아 양질의 자료를 보관하고 제공하는 창구를 넘어, 정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핵심 거점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며 “대학도서관이 이용자의 사고력과 연구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장하고, 대학별 특성에 기반한 체계적인 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KERIS는 정책적 지원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