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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험 안되는 의료비 부담…“두마리 16년 키우며 1억 들어”

8일 전남광주시 신창동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을 진료하고 있다.

보험 안되는 의료비 부담…“두마리 16년 키우며 1억 들어”

보험 안되는 의료비 부담…“두마리 16년 키우며 1억 들어”

가족이라고 하더니… 버림받는 반려동물 <3> 끝까지 키우기 버거운 사회

병원비·영양제·미용비 등 지출

펫보험 들어도 보장항목 많지 않아

반려인 사전 의무교육 등 없어

학대·유기 방지 위한 제도도 미흡

진료비 안정화·사회적 지원 필요

2025년 전국 반려동물 의료비 지출

2026년 09월 08일(화) 21:30

8일 전남광주시 신창동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을 진료하고 있다.

8일 신창동 동물병원에서 이명희씨가 신부전으로 입원 중인 16살 반려견 ‘하루’를 살펴보고 있다.

8일 전남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동물병원 대기실은 반려견을 품에 안거나 이동장에 넣어 온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A(여·70·전남광주시 서구)씨도 이날 신부전으로 입원 중인 16살 반려견 ‘하루’를 보러 병원을 찾았다.

A씨는 “하루를 비롯해 반려견 두 마리를 16년 동안 키우면서 들어간 돈이 어림잡아도 1억원을 넘는다”고 했다. 나이가 든 반려견을 데리고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면서 병원비, 영양제, 미용비 등으로 매월 100만원 가량을 쓴다고 했다.

B(여·45·전남광주시 광양시)씨는 11살 반려견 ‘붕이’의 십자인대 수술을 받기 위해 광양에서 광주까지 차를 타고 왔다.

B씨는 “수술 비용으로 300만원 가까이 들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장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아픈 채로 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할 만한 환경은 여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반려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보험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의료비 부담이 만만찮고 양육 비용과 책임, 학대·유기를 막을 정책과 제도적 장치도 미흡한 형편이다.

당장,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 3000원으로 2023년(78만 7000원)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9종의 진료항목은 전년 대비 전국 평균가격이 0.8~8.3% 상승했다. 방사선 검사비는 8.3%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상담료 6.5%, 초진 진찰료 2.2% 등도 올랐다.

CT 촬영비는 전국 평균 60만1333원, MRI 촬영비는 72만2789원을 내야 하고 병원별로도 CT 촬영비는 25만7000원~150만원까지 차이도 극심하다. MRI 비용도 40만~16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진료비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진료비 대부분을 보호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고 사설 ‘펫보험’에 가입해도 보장 항목이 많지 않아 실제 가입률도 12.8%에 그치고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가족’인 반려동물을 버리는 반려인들이 줄지 않고 있는 이유로도 꼽힌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감안, 진료비 안정화를 추진중이지만 쉽지 않다.

농식품부는 진료비를 개별 동물병원 단위까지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의료서비스의 질보다 비용을 중심으로 병원을 비교하는 악법’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매년 늘어나는 ‘유기동물 방지’를 위한 제도도 미흡하다. 독일, 스위스와 달리 현행 ‘동물보호법’은 예비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의무교육 제도가 규정돼 있지 않다. 독일 니더작센주, 스위스 취리히주 등에서는 반려견 보호자에게 이론·실기시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개·고양이 등을 처음 취득할 때 ‘책임 및 지식 증명서’를 받고 최소 7일의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한다. 다만, 국회가 지난 2일 동물학대 재범 위험성이 있는 사람에게 일정 기간 동물의 사육 등을 금지하는 ‘동물사육금지명령제도’를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해 유기·학대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유기·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에 대한 중대한 학대행위에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상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미미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6~2021년 사이 동물학대로 처벌받은 293명 가운데 벌금형(212명) 외 실형을 받은 사례는 17명에 그쳤다.

이경동 동신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유기 동물을 줄이기 위해 입양 전 의무교육을 통해 책임 있는 양육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보호자의 위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돌볼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체계를 두텁게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

/글·사진=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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