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3 택시 (사진=INTAX)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택시 승강장에는 삼각별 로고 대신 중국 BYD의 엠블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95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반도체와 모터까지 자체 생산하는 BYD는 이미 유럽에서 폭스바겐,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기차 스탠다드'로 평가받는다. 테슬라도 채택한 BYD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 중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중국차는 '테무산' 취급을 받으며 저평가된다. 이러한 인식의 괴리는 결국 한국 시장만 글로벌 표준에서 멀어지게 하는 'EV 갈라파고스'서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기형적 구조는 가격 정책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2025년 하반기, 북미 시장 점유율 사수를 위해 아이오닉 5 등의 모델에 대당 최대 1만 달러(약 1,4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테슬라와 혈투를 벌인 바 있다. 반면 안방인 한국에서는 정부 보조금에 기댄 채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배짱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해외보다 오히려 높게 형성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러한 제도적 장벽은 저가형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개편된 보조금 산정 방식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 차량에 불리하게 설계됐다. 탄소 배출과 재활용 효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수명을 보장하는 저가형 모델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외치면서도 정부의 규제 장벽은 소비자들의 실속 있는 선택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하차감' 지상주의도 시장 왜곡을 부추긴다.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인 '아이폰'으로 추앙받으며 결함조차 팬덤으로 덮이는 반면, 중국 브랜드의 기술력은 출신 성분만으로 '싸구려 테무산' 취급을 받는다. 브랜드 네임밸류에 집착하는 사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 전기차를 경험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유럽이 BYD '아토 3' 등을 수용하며 시장 경쟁과 기술 발전을 유도한 사례는 국내 시장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실제로 독일 등 자동차 본고장에서는 아토 3가 도심 택시로 보급되며 대중적인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전통의 강호들이 중국 브랜드를 실용적인 경쟁자로 인정하며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17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메이드 인 차이나'를 향한 무조건적 불신은 가성비 시장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라며 "올해 BYD 돌핀이 상륙하고, 상하이 공장산 테슬라 모델Y, 모델3의 기세를 고려하면 국내 전기차 10대 중 절반이 중국산으로 채워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물론 온라인상의 댓글이나 소비자 반응이 여전히 차가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중국산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질적인 구매 데이터와 시장의 흐름은 이미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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