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 재판에 김건희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부부가 수감 이후 처음으로 같은 법정에서 재회했다. 각각 구속기소돼 약 9개월 만에 마주한 두 부부의 왼쪽 가슴에는 수인번호가 부착돼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 동안 미소를 머금고 김 여사를 지그시 바라봤지만 김 여사는 무표정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여사는 14일 오후 2시10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서자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은 여러 감정이 교차한 듯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증인선서를 마칠 때까지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가 살짝 미소지으면서 계속해서 바라봤다. 이들 부부는 같은 날 다른 사건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했을 때도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아 법정에서 마주하지 못했었다.
김 여사는 특검 측이 “피고인 윤석열의 배우자이지요”라고 묻자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한 이후 다른 질문에는 모두 증언 거부했다. 특검팀이 증거로 제시한 김 여사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화면, 통화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김 여사 본인이 맞는지” “이런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는지” 등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명태균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한번도 지급한 사실이 없느냐”“명태균이 김영선을 창원에 공천해달라고 요청했느냐”고 물었으나 김 여사는 증언 거부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특검 측이 제시한 증거를 피고인석 쪽 TV 화면에 띄우자 이를 보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으나 대부분 무표정으로 책상이나 정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옅은 미소를 띤 채 김 여사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다가도 잠시 웃음을 참는 모습 보이기도 했다. 또 재판 도중 자신의 옆에 앉은 변호인에게 김 여사의 얼굴을 가리키면서 무언가를 묻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은 30여분 간의 증인신문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가는 김 여사의 뒷모습까지 계속 바라봤다. 재판을 마친 직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부부가) 한 차례 눈이 마주쳤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법정에 나오면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김 여사가) 증언을 거부해도 질문 기회는 줘야 한다”며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여사는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본인이 연루된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선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4월~2022년 3월 명씨로부터 총 2억7000만여원 상당의 여론조사 총 58회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 여론조사를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김 여사는 1심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28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변론을 종결하고 6월 중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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