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오프라인 백화점 ‘개인 검색창’으로 바꾸다
내·외국인 모두 아울러 “온·오프라인 요소 융합한 새로운 리테일 현장”
현대백화점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가 높은 고객 만족과 함께 호응을 끌어냈다. 내외국인을 사로 잡으며, 온오프라인 리테일의 강점을 융합했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의 AI 혁신은 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더욱 똑똑하게 활용하는 시대를 연 셈이다. [글=박정우 기자, 사진=현대백화점]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백화점에 혁신의 파도가 친다. 그 주인공은 단연 AI다. 그중 현대백화점의 시선은 단순한 재고 관리나 물류 자동화에서 나아가 ‘고객 경험’을 향했다. 업계 최초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를 통해 고객 맞춤형 동선과 콘텐츠를 제안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현대백화점의 시도는 상품을 검색하는 온라인형 AI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백화점 서비스를 재정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선보였다. 헤이디는 외국인 전용 서비스로 시작해, 내외국인 통합 버전으로 확대되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대백화점이 헤이디로 내세운 건 단순 안내 기능이 아니다. 핵심은 고객이 점포 내 브랜드 매장과 식당, 전시, 팝업스토어, 각종 프로모션 등 방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쇼핑 코스를 설계하도록 돕는 데 있다.
헤이디는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19일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지에 “ 업계 최초로 선보인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는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평균 2000여 명, 6개월간 누적 20만 명 이상이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전반적으로 백화점의 AI 도입이 초읽기 단계인 만큼,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헤이디를 고객 눈앞에서 활용하고 효과를 끌어낸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헤이디, 단순 ‘챗봇’ 아닌 두 가지 이유
헤이디의 핵심은 ‘대화형 큐레이션’이다. 고객이 방문 점포를 선택한 뒤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가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한다. 예로 “여행 기념 선물로 무엇을 사면 좋은지”, “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어디인지”, “지금 볼 만한 팝업이 무엇인지” 등을 물으면 관련 정보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강점은 백화점 내 점포의 수많은 실시간 운영 정보를 단번에 학습해 답변을 내놓는 데 있다. 관계자는 “헤이디는 점포 내 브랜드 매장, 레스토랑, 팝업스토어, 각종 프로모션 등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고객 취향에 맞춰 큐레이션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안내데스크, 종이 리플릿, 개별 매장 문의에 의존하던 정보를 AI 기술을 통해 한 데 묶은 뒤, 개인 취향에 맞게 추천하는 셈이다.
또 하나의 눈에 띄는 강점은 헤이디의 제안이 단순한 추천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은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연동해 오프라인에서 추천받은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여기에 식당 예약과 웨이팅까지 연결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오고 가는 경험과 구매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런 점에서 헤이디는 단순한 ‘챗봇’보다는 현대백화점이 구상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수행 중이다. 온라인몰은 구매 편의성을, 오프라인은 체험, 경험 등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양쪽의 장점을 AI가 이은 셈이다.
내·외국인 사로잡은 비결은?… ‘언어와 접근성’
현대백화점이 헤이디를 외국인 전용으로 먼저 선보인 이유도 분명하다. 외국인 관광객은 내국인보다 쇼핑에 대한 정보 접근이 어렵고, 팝업·식당의 최신 정보를 얻는 수단이 SNS에 머무르기 쉽다.
실제, 헤이디는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태국어‧말레이시아어‧베트남어‧아랍어 등 10여 개국의 언어가 지원되고 있다. 이 같은 다국어 지원은 현대백화점이 AI를 단순한 안내 수준의 챗봇이 아닌, 관광객을 흡수하는 하나의 인프라로 기획했다는 의미다.
접근성도 용이하다. 별도 앱을 새로 설치하지 않아도 점포 내 QR코드만 찍으면 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앱과 홈페이지뿐 아니라 점포 내 안내데스크 및 주요 동선에 설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앱 설치 없이 바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헤이디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쇼핑 어시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의 헤이디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AI를 도입했다는 사실보다, 기술을 활용해 무엇을 바꿨는지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공간인 백화점은 오랫동안 온라인 쇼핑몰보다 접근성이 높았다. 스스로 동선을 짜고 정보를 찾아다녀야 했다. 그런 점에서 헤이디는 이런 한계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개인에 맞춰 대안을 제시해 주는 이른바 ‘오프라인 검색창’인 셈이다.
헤이디의 활용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온·오프라인 구매 이력, 장바구니 기능, 위치 정보 등이 결합되고 고도화를 거듭할수록 더욱 서비스 품질은 높아질 예정이다. 결국, 현대백화점의 AI 혁신은 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더욱 똑똑하게 활용하는 시대를 열게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