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약 8조원 규모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다양한 인수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우버·네이버 컨소시엄이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 의향을 타진하면서 인수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연매출 5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배민의 성장 과정과 그 이면의 성장통, 그리고 인수 성사 시 업계에 미칠 변화와 향후 청사진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上)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韓 스타트업 신화된 '배민'
(中) (가제) "청문회서 빠지면 '섭섭'"…배민, '1위의 저주'에 헐떡
(下) (가제) "거대 배달 커머스 탄생"…네이버 '녹색 배민 시대' 열리나
【 청년일보 】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업계 1위로 거듭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결국 독일계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의 경영난으로 매물로 나오게 됐다.
매각 주관사로는 JP모건이 선정됐으며, 매각가가 약 8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DH 측에 인수의향서를 타진한 곳은 우버·네이버 컨소시엄이다.
업계에서는 우버·네이버 컨소시엄의 인수가 성사될 경우 네이버의 기존 커머스 생태계를 아우르는 '거대 배달 커머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버, '갈라파고스' 재도전…"모빌리티·배달 중개 결합 '옴니 플랫폼' 출현"
우버·네이버 컨소시엄의 출자 비율은 8대2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컨소시엄은 배민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인수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미국의 다국적 기술 기업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 1만개 도시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한국 플랫폼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진입을 시도해왔지만, 매번 당국의 각종 규제와 기존 기업의 시장 장악력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에 개인 차량 공유 서비스인 UberX를 론칭했지만, 불법 영업 논란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9년에는 자사의 배달 플랫폼 서비스인 Uber Eats를 2017년부터 국내에 서비스하기 시작했지만, 배민 등 국내 플랫폼의 경쟁에서 밀려 2019년 완전히 철수했다.
2021년에는 'Uber Taxi' 브랜드로 법인 택시만을 호출하는 형태로 한국에 재진출했고,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우버는 국내 택시 시장 플랫폼의 약 95%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업계는 우버가 단번에 시장 내 유력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는 배민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버는 차량 호출과 배달 시장 모두에서 한국 사업 확대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배민 인수는 국내 플랫폼 시장에 단번에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은 플랫폼 규제와 기존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강한 구조라 해외 기업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우버가 자체 서비스 확장보다 인수·합병(M&A) 방식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우버가 배민을 인수하는 데 성공할 경우 기존 배민의 배달 중개 역량과 우버의 모빌리티 플랫폼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옴니 플랫폼'의 출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우버가 배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음식 배달을 넘어 이동·퀵커머스·광고·멤버십을 연계한 통합 플랫폼 전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배민의 높은 이용자 기반과 우버의 글로벌 모빌리티 운영 경험이 결합될 경우 수익 모델 다변화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우버와 배민의 인수 시너지로 ▲Uber Eats·배민 시스템 결합 ▲우버·배민 사용자 상호 연계 등을 거론하고 있다.
우버가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Uber Eats의 배달 중개 역량과 시스템이 한국에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우버가 해외 시장에서 운영 중인 Uber Eats의 배달 운영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추천 기능 등이 국내 시장에 접목될 가능성도 있다"며 "배민의 기존 배달 중개 역량과 결합될 경우 서비스 고도화와 운영 효율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버의 글로벌 모빌리티 네트워크가 결합될 경우 해외 관광객 대상 서비스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외국인 관광객이 우버 앱을 통해 국내 배민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반대로 배민 이용자가 해외에서 우버 모빌리티·배달 서비스를 연계 이용하는 형태의 글로벌 플랫폼 협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우버는 이달 DH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네이버, 독과점 우려에 소규모 출자…'거대 커머스 슈퍼앱' 실현될까
네이버는 우버와의 컨소시엄에서 비교적 적은 비율을 출자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네이버의 소극적 행보가 '독과점'과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를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배민과는 별도로 두나무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합병까지는 당국의 다양한 심사를 넘겨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합병 이후 탄생할 업체가 핀테크업계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두 업체는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분야 각각 1위 업체로 합병 시 단순합산 자산만 40조원에 이른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두나무와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공정위 심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배달 플랫폼 시장 1위 사업자인 배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우버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부담을 분산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네이버 등 '지배적 플랫폼'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골자로 한 플랫폼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부담 요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우버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실제 배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종합 커머스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는 이미 페이·커머스·멤버십 등 플랫폼 사업 전반에 걸친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배민의 결합 시너지로 ▲퀵커머스·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배송 연계 ▲온오프라인 상권 데이터 연계 및 서비스 강화 ▲로컬 광고 상품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이 같은 역량이 배민과 결합될 경우 기존 배달·퀵커머스 서비스를 넘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등 네이버의 주요 커머스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기반 혜택과 멤버십 연동까지 확대될 경우 소비자 편의성과 이용자 락인 효과 역시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배민에 네이버가 제공하는 각종 커머스 서비스가 빠른 시일 내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일부 상품을 배민의 퀵커머스 역량과 연계해 '수시간 내 배송'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 배송 서비스 전반의 고도화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플러스멤버십과 배민클럽 간 연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쇼핑·배달·콘텐츠 혜택을 통합 제공하는 형태로 멤버십 구조가 확대될 경우 이용자 체류시간과 충성도 역시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민이 확보하고 있는 오프라인 상권 데이터와 네이버의 지도·예약 등의 서비스가 결합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배민은 음식 주문과 배달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소비 흐름과 상권 특성을 상당 부분 축적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며 "여기에 네이버가 보유한 지도·검색·예약 서비스 데이터까지 결합될 경우 오프라인 상권 분석 역량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순 배달 서비스를 넘어 지역 맛집 추천이나 예약, 광고, 프로모션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계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기반 생활형 플랫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로컬 광고 시장'이다.
배민은 음식점·지역 상권 중심 광고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검색·지도 기반 로컬 광고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지역 상권 광고 시장 내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음식 검색부터 예약·주문·결제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가 강화될 경우 소상공인 대상 광고·프로모션 사업 역시 더욱 고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네이버가 이번 인수를 통해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OTT·배달·멤버십을 결합한 통합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네이버 역시 쇼핑·결제·콘텐츠·배달을 하나로 묶는 구조를 구축해 플랫폼 체류시간과 락인 효과를 확대하려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플랫폼 시장은 단순 서비스 경쟁을 넘어 이용자의 체류시간과 생활 전반을 얼마나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어둘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쿠팡이 배송·OTT·배달·멤버십을 결합한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네이버 역시 배민 인수를 통해 쇼핑·검색·결제·배달까지 연결되는 생활밀착형 플랫폼 구조를 구축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우버·네이버 컨소시엄 외에도 배민 인수에는 다양한 잠재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진출 이후 국내 플랫폼 생태계에서 꾸준히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려는 알리바바 등이 꼽힌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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