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공사 현장. 건립 가구수가 당초 계획보다 6개동 328가구 줄었다. 사진 현대건설
서울 올림픽대로를 타고 동작대교와 잠수교 사이를 지나다 보면 타워크레인이 즐비한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옛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구역 이름) 재건축 현장이다. 기존 5층 80개 동 2120가구를 허물고 ‘디에이치 클래스트’ 간판을 다는 최고 35층 50개 동 5007가구를 짓는다. 공사는 절반쯤 진행돼 15~16층까지 골조를 올렸다. 준공은 내년 말이다.
그런데 당초 재건축 계획은 56개 동 5335가구였다. 소규모 단지 하나에 해당하는 6개 동 328가구가 사라졌다. 사업부지가 줄거나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건축연면적 비율)이 낮아져서가 아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때문이다.
이 단지에 많던 대형 주택형 소유자 상당수는 집을 쪼개 두 채를 받을 생각이었다. ‘1+1 분양’이다. 문재인 정부가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를 도입하자 세금 급증을 우려한 소유자들이 1+1을 포기하고 큰 평형을 택했다. 그만큼 주택 수가 줄었다. 건축 규제가 아니라 세금이 주택공급의 발목을 잡았다.
큰 집 하나로 두 채 짓는다
1+1 분양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 새 아파트를 한 채만 받는 원칙의 예외다. 기존 주택 평가금액이나 전용면적 범위 안에서 두 채를 받을 수 있다. 추가로 받는 주택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이어야 한다. 소형은 준공 1~2년 뒤 이뤄지는 이전고시(소유권 확정 절차)부터 3년간 팔지 못한다. 기존 주택 평가금액이 20억원이면 12억원짜리 한 채와 전용 60㎡ 이하 8억원짜리 한 채로 나눌 수 있다. 기존 전용 150㎡를 전용 85㎡와 60㎡로 받아도 된다. 2012년 이명박 정부가 대형 지분 소유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도입했다.
반응은 좋았다. 재건축에선 전용 120㎡ 이상 대형 아파트, 재개발에선 평가금액이 많이 나오는 다가구주택과 대지가 넓은 단독주택 소유자가 선호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8년 관리처분계획(분양계획) 인가를 받을 때 조합원 2300여 명 중 절반가량이 1+1을 원했다.
종부세·양도세 다주택자 중과로 세금 급증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시들해졌다. 문 정부는 2019년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를 시행했다. 1주택자와 같던 2주택자 세율이 2019년 1.2~1.3배로 높아지더니 2021년부터 2배로 벌어졌다.
이우진 세무사는 “1주택자와 기본공제금액이 차이 나는 데다 세율까지 확 오르자 1+1을 선택한 조합원들이 세금을 감당할 자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인근 새 아파트 공시가격으로 추정하면 전용 84㎡+59㎡ 2주택자와 같은 가격 1주택자의 종부세 차이가 2018년 300만원 정도에서 2021년 9000만원으로 벌어졌다. 고령자·장기보유 1주택자가 최대 80%를 감면받는 세액공제까지 더하면 격차는 더 컸다.
3~4년간 전매제한 기간 동안 종부세 부담을 버텨내고 이후에 팔더라도 이번엔 양도세가 큰 부담이다. 문 정부는 양도세도 다주택자 중과를 시행해 2주택자에 20%포인트 가산세율이 붙었다.
2018년 1+1을 희망한 1200여 명 중 600명가량이 신청을 철회하고 큰 평형으로 돌아섰다. 건립 가구 수가 줄어든 이유다. 바로 옆에 2024년 준공한 래미안원펜타스(옛 신반포15차)도 같은 이유로 건립 가구 수가 673가구에서 641가구로 32가구 줄었다. 이 단지는 전용 122~181㎡로 모든 가구가 1+1 신청이 가능했다.
시들해진 1+1 인기는 윤석열 정부에서 온기를 되찾는 듯했다. 종부세 2주택자 중과가 폐지돼 1주택자와 세율 차이가 없어졌고 양도세 중과도 풀렸다. 1+1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노량진1구역은 지난 4월 관리처분계획에서 조합원 900여 명 중 절반 정도인 500명가량이 1+1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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