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 이규현 기자
잠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대구·경북 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금 얼어붙고 있다. 굳건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기준치(100.0)를 지키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과 달리, 지역 부동산 시장은 악성 미분양 적체와 공사비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극심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겪는 모습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26년 6월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 통계에 따르면, 이달 대구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66.7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한 달 전(86.4)보다 무려 19.7p 나 급락한 수치로, 전국 비수도권 지역 중 광주(24.4p 하락)에 이어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경북 지역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경북의 6월 전망지수는 전월(84.6) 대비 13.2p 하락한 71.4를 기록하며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지역의 지수 폭락은 수도권의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6월 서울의 분양전망지수는 100.0으로 전월과 동일하게 나타나며 두 달 연속 기준치를 유지했다. 신축 아파트 희소성 증대와 전세난에 따른 매매 수요 전환이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며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6월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반면, 대구를 비롯한 지방 분양시장은 기대 심리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5월 들어 지수가 80선 위로 올라서며 시장 회복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가 일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체감 경기가 다시 냉각된 것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막대한 미분양 물량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핵심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뼈아프다.
더 큰 문제는 쪼그라든 분양 전망 속에서도 '분양가 상승' 압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전국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3p 상승한 109.0을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인해 나프타, 아스콘 등 건설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면서 시공사의 공사비 부담이 고스란히 분양가로 전가될 위기에 처했다.
분양에 나서려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사비 원가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운 반면, 침체된 지역 시장 분위기상 분양가를 높이면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피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늪에 빠진 형국이다.
지역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그나마 공급 부족 우려로 수요가 뒷받침되지만, 대구는 기존 미분양 물량 소화도 벅찬 상황에서 원가 상승 압박까지 버텨야 하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핀셋형 규제 완화나 미분양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세제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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