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반려견 입에서 DNA를 채취해 동물등록을 하고 폐플라스틱 찌꺼기로 수질 정화용 활성탄을 만드는 기술이 규제 제약 없이 시험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0일 제58차 연구개발특구위원회를 열고 신기술 3건에 대한 실증특례를 지정하고 '제5차 연구개발특구육성 종합계획(2026~2030)'을 심의·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는 현행 규제 때문에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신기술을 특구 안에서 일정 조건 아래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2021년 도입 이후 이번 3건을 포함해 총 42건의 신기술이 규제특례를 받았다.
이번에 승인된 첫 번째 기술은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반려견 등록이다. 현행법상 반려견을 정부에 등록하려면 몸에 무선 인식 장치(마이크로칩)를 심어야만 한다.
이번 실증특례로 보호자가 온라인으로 검사를 신청하고 배송된 키트로 반려견 입안 세포를 채취해 보내면 유전자 정보로 개체를 식별·등록할 수 있게 된다. 칩을 심는 기존 방식을 보조하는 조건으로 허용됐으며 등록 편의성을 높이고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한 뒤 남는 찌꺼기를 활성탄으로 재활용하는 기술도 승인됐다. 현재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한 찌꺼기는 재활용 기준이 없어 전량 폐기물로 버려진다. 이번 실증으로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의 품질과 수질 정화 효과를 검증할 수 있게 돼 폐플라스틱의 완전한 자원순환 가능성을 시험하게 된다.
자율운반로봇의 인공지능(AI) 기반 학습에 모자이크 없는 원본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공장이나 물류 현장에서 사람 사이를 오가며 짐을 나르는 로봇은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AI가 핵심인데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학습용 영상 속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처리해야 해 AI가 사람의 동선을 제대로 배울 수 없었다. 이번 실증특례로 안전 조치를 갖추면 원본 영상을 그대로 학습에 쓸 수 있게 됐다.
같은 회의에서 연구개발특구의 향후 5년 발전 방향을 담은 제5차 종합계획도 확정됐다. 현재 대덕·광주·대구·부산·전북·강원 등 6개 광역특구와 13개 강소특구가 지정돼 있다. 특구 내 기업 매출은 2005년 2조 5000억 원에서 2024년 85조 9000억 원으로 고용은 2만 3558명에서 35만 1306명으로 크게 늘었다.
5차 계획의 핵심은 깊은 기술력을 가진 '딥테크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초기 창업기업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퍼스트딥 펀드와 성장 단계 기업을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한다.
연구자가 공공 기술로 직접 창업하고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해충돌방지법 특례 적용도 넓힌다. 단계별 성장 경로를 만들고 AI 기반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구축해 연구 성과와 기업 수요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개발특구가 딥테크 기업의 창출과 성장을 이끌고 균형 성장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