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특정지역 전리품 아닌 국가 생존전략
소외의 땅이 첨단시대 기회의 땅으로, 역전의 꿈
비수도권 생태게 반대는 저급한 수도권기득권
무능한 민주당, 국가미래전략 대응 적극 나서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남 반도체 벨트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일대.
기후위기와 RE100, AI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광주·전남 반도체 산업단지가 정부의 공식 발표도 전에 정쟁의 먹잇감으로 전락, 참담함을 안기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정치인을 중심으로 지역주의와 갈라치기 소재로 악용되면서 급변하는 AI 시대에 후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될까 우려된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첨단산업을 두고, 보수정치권과 보수언론이 후진 갈라치기로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국가경쟁력과 비수도권의 생존이 걸린 국책 사업을 정쟁의 제물 삼아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는 국익에 반하는 반국가적 행위로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최근 일부 정치권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두고 ‘관치경제’, ‘정치적 배려’, ‘지역 특혜’라는 갈라치기로 사업 자체를 흔들며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 RE100 시대에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단지인 호남을 찾아 나선 기업의 선택을 ‘관치경제’니 ‘정치적 압박’이라는 억지 프레임으로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보수언론은 객관성으로 포장한 기사로 호남 산단을 ‘공격’하며 사실상 수도권 만능주의를 설파한다. 수도권 블랙홀이 지방소멸을 촉진하는 망국적 현상이거니와 국가 산업전략을 영호남이라는 지역주의로 갈라치기하는 정치야말로 대한민국 미래를 갉아먹는 소멸의 정치다.
더 비극적인 것은 불구경하듯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존재다. 차기 대권 주자를 자처하는, 호남 지지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력 정치인들이 해방 후 처음 시도되는 비수도권 첨단산업 생태게 조성 사업 흔들기에 일언반구도 없다. 자신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광주·전남 지역민에 대한 노골적인 배반행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말 내내 ‘설명’의 전선에 나섰다. “호남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산업 입지를 선택하는 국가전략”이라며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들의 공격은 가엾게도 글로벌 첨단산업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와 정략의 산물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호남행은 기업의 ‘글로벌 ESG 생존 전략’이다. 현재 글로벌 공급망 규제 속에서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RE100이 대세다. 신재생에너지가 압도적인 호남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업의 철저하고 고도화된 ‘생존 전략’이자 ‘시장의 준엄한 명령’이다.
무엇보다 호남 반도체 산단은 망국적인 ‘수도권 블랙홀’을 타파하고, 국가경쟁력을 다각화하는 최초의 첨단산업 비수도권 분산 전략이다. 용인과 평택 등 수도권 클러스터는 전력과 용수 등이 포화 상태다. 동해안이나 호남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고 가려면 초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하고, 이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주민 반발로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 최초의 비수도권 대규모 첨단 산단 실험은 수도권 과밀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토의 성장 잠재력을 넓히는 국가적 위대한 도전이다.
또 ‘호남 물 부족’ 프레임은 역설적으로 과거 정권의 편향되고 왜곡된 물관리를 증명한다. 호남을 60년간 농업 기지로 묶어두고 수자원을 방치해온 ‘정치적 분할지배’의 증거다.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통합 관리하는 행정적 결단이 이뤄지면, 하루 100만 톤 이상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호남은 오랜 시간 국가 발전의 주변부로 내몰렸다. 역설적으로 그 소외가 오늘날 첨단산업 시대에 가능성이 된 것이다.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장기 소외가 새로운 기회의 원천이 되는 상전벽해의 시대다. 이는 특정 지역의 성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소외와 약자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정치권이 던져야 할 질문은 ‘왜 호남인가’라는 철 지난 갈라치기가 아니라, 글로벌 ESG 시대에 ‘기업 투자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과밀화는 동전의 양면으로 국가경쟁력을 심각히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첨단산업의 비수도권 분산을 방해하는 행태는 수도권 기득권 주의로 국가경쟁력을 파괴하는 자해 행위다.
정치권과 언론은 정략적 이득을 위해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국가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반사회적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민주당도 더이상 권력투쟁에 함몰되지 말고 국익과 비수도권 생존이 걸린 위대한 실험을 성공시키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AI 시대의 국가경쟁력은 지역주의가 아니라 산업전략에서 나온다. 반도체는 특정 지역의 전리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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