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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가 이끈 1.7% 깜짝 성장…중동 리스크 반영되는 2분기 시험대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제조업 기준으로 보면 성장...

반도체가 이끈 1.7% 깜짝 성장…중동 리스크 반영되는 2분기 시험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뉴스1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투자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분기 말 발생한 중동 전쟁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반도체 쏠림에 따른 성장세라는 점에서 향후 흐름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분기(2025년 4분기)보다 1.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1분기 -0.2%에서 2분기 0.7%, 3분기 1.3%로 개선되다가 4분기 다시 -0.2%로 꺾였지만, 올해 1분기에 급반등했다. 이번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등 폭을 키운 측면도 있다.

국내총생산

한은은 이번 성장의 배경으로 ▶민간소비 ▶반도체 중심 수출 ▶설비투자 확대를 꼽았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로 0.5% 늘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4.8% 증가했다. 건설투자 역시 건물·토목 공사가 모두 늘며 2.8%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수출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1분기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증가하며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로 내수(0.6%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업황은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제조업 기준으로 보면 성장 기여도가 55% 정도”라며 “이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절반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1분기 3.9% 증가해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서비스업 증가율은 0.4%에 그쳐 업종 간 회복 속도 차이도 뚜렷했다.

국내총생산

이번 성장에는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 리스크가 일부만 반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3월 하순까지 국내로 들어오는 등 이번 집계에서 중동 전쟁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용 등 소비 지표에서도 뚜렷한 위축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물가 상승과 기업 비용 증가를 통해 성장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어서다. 대외기관들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고, 캐피털이코노믹스(2.0→1.6%)·씨티(2.4→2.2%)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높아질 경우 기업 이익 확대와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실제로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 대비 7.5% 급증해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기업 수익과 실질 구매력이 동시에 확대된 결과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성장률을 2.0%로 제시한 바 있다. 달성 여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 동력 간 힘겨루기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원 국장은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수출과 정책 효과도 기대된다”며 “각 요인의 크기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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