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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도체가 끌고 정유·증권이 밀었다"…주요 대기업 1분기 영업익 156조...

실제로 IT·전기전자 업종 영업이익은 98조1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1% 증가하며 전체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국내 산업 전반의 체력 회복으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반도체가 끌고 정유·증권이 밀었다"…주요 대기업 1분기 영업익 156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반도체 초호황이 전체 이익을 견인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AI·원자재·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6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황 회복이 실적 급등을 이끌었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이 더해진 정유·석유화학 업종도 예상 밖 호조를 보였다. 반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가 이어진 배터리 업종과 일부 소비·유통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7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 15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28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56조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8.6%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36조3970억원으로 29.4% 늘었다.

무엇보다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6.1%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단일 분기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 37조6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05.5% 증가했다.

양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94조8431억원으로 전체 조사 대상 기업 영업이익의 60%를 웃돌았다. 사실상 국내 대기업 실적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업황이 좌우한 셈이다.

시장에선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서버용 D램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 흐름을 이어왔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수급 환경도 빠르게 개선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상반기까지는 고수익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망 내 HBM 주도권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업황 반등과 파운드리 적자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실적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 실적이 일부 초과 수요와 가격 급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이클 정점 논란'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외 업종에서는 정유·석유화학의 실적 반등이 눈에 띄었다. 석유화학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7.1% 증가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와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크게 반영된 영향이다.

GS칼텍스가 1조63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실적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유가 국면에서 저가 원유 재고 평가이익이 반영됐지만, 2분기부터는 고가 원유 투입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정유·석유화학 업종에 대해 "1분기가 단기 실적 고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자동차는 2조5147억원, 기아는 2조20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 믹스 개선과 환율 효과,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다만 자동차 업종 역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변수로 꼽힌다. 최근 북미 시장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 속도 조절에 나서는 점도 주목된다.

증권업종도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조3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캐피탈도 1조4474억원을 올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증권업계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배터리 업종은 부진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삼성SDI 역시 15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 영향이 직격탄이 됐다.

업계에선 북미 전기차 보조금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 저가 배터리 공세가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이어진 상황에서 가동률 하락까지 겹치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평가다.

유통·소비 업종도 내수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리아세븐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심리 위축과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며 편의점·유통업계 전반의 성장세도 둔화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선 올해 국내 기업 실적이 '반도체 편중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IT·전기전자 업종 영업이익은 98조1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1% 증가하며 전체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국내 산업 전반의 체력 회복으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상당수 업종은 여전히 고금리·고환율·수요 둔화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중심의 초호황이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지만 업종 간 온도 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며 "2분기 이후에는 미국 통상정책과 국제유가, 중국 경기 흐름 등이 기업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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