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도 86%, 반도체에 쏠려
은행·증권·건설↑… 포트폴리오 재편
RIA 출시 3주… 계좌 12.5만 개 개설
엔비디아·테슬라 팔고 삼전&닉스 담고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반도체를 겨냥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시장복귀계좌(RIA)를 통해 유입된 개인 자금이 수급을 떠받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25포인트(0.86%) 하락한 5,808.6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재돌파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약 4,56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주 5조 원가량을 사들이며 8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이날 또다시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7,017억 원어치를 순매도, 개인은 7,5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도체주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삼성전자는 2.43% 떨어진 20만1,000원에 마감했으며 KRX 반도체 TOP 15도 0.88% 하락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기대감에 힘입어 1.27% 오른 104만 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6.21포인트(0.57%) 상승한 1,099.84에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전쟁 여파에 외국인이 대거 한국 주식시장을 이탈했는데, 매도세 대부분이 반도체주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말 이후 외국인 순매도 금액 약 86%는 반도체주에 집중됐고, 8일 기준 반도체 업종 내 외국인 지분율(48%)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내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40%를 넘어선 1월 말 이후부터 외국인 지분율이 떨어졌다"며 "삼성전자 실적 변동성이 대만 TSMC 10배에 달하는 등 실적·주가 변동성이 모두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인 비중 조정에 나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을 버린 것이 아니라 섹터를 재편하는 것"이라며 "1월 이후 지분율 증가 상위 업종엔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건설, 증권, 에너지 등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은 주주환원과 배당 등 정책 수혜에 힘입어 되레 지분율이 올라가기도 했다.
시장은 RIA를 통해 돌아온 서학개미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IA는 서학개미가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상품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개 증권사에서 출시된 RIA 가입계좌 수는 출시 약 3주 만인 10일 기준 12만5,390개에 달했다. 누적 잔고는 6,860억 원 수준이다.
RIA 열기는 반도체주로 향했다. 삼성증권 RIA 계좌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등 3개 종목에만 전체 자금 약 83%가 몰렸다. RIA 계좌로 가장 많이 입고한 종목은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알파벳 순이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을 매도한 자금이 국내 반도체 업종으로 향한 셈이다. 허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로 시장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등 국내 금융투자에 의한 국내 수급이 개선된 만큼 추가 매도 압력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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