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서 들어오는 항공편과 달리 대량 가능
선체 하부에 매다는 방식 등 수법 다양화
수중드론 등 첨단장비 도입… 차단 총력전
인천서 ‘제3회 해양 마약수사 국제컨퍼런스’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강원도 옥계항에 입항하는 선박을 수색한 결과 마약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박스 수십 개를 발견했다. 이 적발된 마약은 1.7t 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청이 첨단장비를 동원해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선박 밑바닥 등 은밀한 공간을 활용해 마약 밀반입을 시도하는 국제 마약 카르텔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쪼개기’ 공항 밀반입과 달라…‘한 번 뚫리면 수백 키로그램’
통상 마약 밀반입은 항공 여행객의 휴대품이나 국제우편 등 공항을 통한 시도가 대부분이다. 공항으로 밀반입되는 마약은 대부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양을 쪼개서 들여오는 ‘소규모’ 형태가 다수다. 무게 기준으로는 100g을 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해상을 통한 밀반입은 시도 횟수가 적지만, 한꺼번에 다량이 유입될 수 있다. 국경 단계에서 이를 철저히 차단하지 못하면, 일시에 유입된 대규모 마약이 순식간에 국내에 유통될 수 있다. 해경이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해 해상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 주요 적발 사례. /해양경찰청 제공, 표 제작에 생성형AI(Google Gemini)를 활용
■ 선박 밑바닥 등 ‘기생충 수법’ 겨낭… 수중드론 도입 등 첨단화
최근 국제 마약 밀수 조직들은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마약을 실어 나르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선박 밑바닥에 위치한 엔진 냉각용 해수 흡입구인 ‘씨체스트(Sea Chest)’나 선체 하부에 마약을 매달아 밀반입하는 일명 ‘기생충 수법’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4년 부산 신항에서도 이 수법을 통한 마약 밀반입이 적발됐다. 이 때 발각된 코카인이 무려 100kg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해경은 이번 단속 기간 동안 전문 잠수 인력뿐만 아니라, 육안 검색이 어려운 수중 공간을 정밀 탐색할 수 있는 ‘수중드론’을 실전에 투입하기로 했다. 우범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해 국내로 들어오는 선박을 대상으로 잠수 요원과 수중드론이 합동으로 선체 하부를 정밀 수색하는 입체적 단속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와 함께 마약 탐지 장비를 활용하고, 온라인 다크웹이나 가상자산을 이용한 점조직 형태의 유통망 추적 수사도 병행한다.
■ 범정부 ‘마약류대책협의회’ 중심의 국제 공조 성과 입증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는 최근 국무조정실 주재로 열린 제2차 마약류대책협의회에서 국정원·검찰·관세청·해경 등 범정부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수사 공조, 국제 협업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관세청, 해경이 국정원 정보를 바탕으로 협력해 인천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대마 636kg을 단속한 사례는 부처 간 유기적 협력 체계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대마 636㎏(시가 약 954억원 상당)은 약 127만 명이 동시 흡연 가능한 양이다.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밀반입이 시도된 마약류 중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해경은 인터폴,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 공조를 확대해 해상을 통한 대규모 유입 루트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제3회 해양 마약범죄수사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지난 14~16일엔 인천 오크우드프리미어 호텔에서 18개국 마약수사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제3회 해양 마약범죄수사 국제컨퍼런스(M-NIC, Maritime Narcotics International Conference)’가 열렸다. 해경청 등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각국은 해양 마약범죄 동향과 주요 수사사례를 공유했다. 또 국제 공조수사 우수사례를 공유하면서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바다를 통한 마약 밀반입은 단 한 번의 범행으로도 대량의 마약이 국내로 유입되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며 “과학 수사 장비 고도화와 틈새 없는 그물망 공조를 통해 대한민국 영해를 마약 청정 지대로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