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을 넘어 ‘완성’까지, 미리캔버스가 그리는 글로벌 표준의 길
국내 최대 디자인 플랫폼 미리디가 20여 년간 축적해 온 디자인 에셋과 사용자 데이터를 자체 AI 모델에 결합해, 디자인을 ‘생성’부터 ‘완성’까지 지원하고 있다. AI가 초안을 만들어 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듬고 완성하는 환경을 함께 제공한다는 의미다.
미리디는 2003년부터 디자인 관련 서비스를 이어온 글로벌 디자인 플랫폼 기업이다. ‘누구나 쉽게 디자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한다’는 미션 아래 20여 년에 걸쳐 기술 노하우와 콘텐츠를 쌓아왔다. 디자인은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이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져 비전문가에게는 좀처럼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였다.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제한된 자원 안에서 디자인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미리디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누구나 손쉽게 디자인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왔다.
2019년 7월 출시된 미리캔버스(MiriCanvas)는 ‘Make It Visual’이라는 슬로건 아래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선명하고 명확하게 시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시 6년 만에 누적 가입자 2,200만 명을 끌어모았고, 보유 템플릿은 50만 건 이상, 누적 디자인은 1억 9천만 건에 이른다. 글로벌 180개국에 9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미주와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브라질 등 해외 시장에서도 사용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미리캔버스의 활용 범위는 콘텐츠 창작자에서 학교와 기업 현장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강사와 인플루언서, 마케터, 유튜버 같은 창작자들이 핵심 사용자층을 이루는 가운데, 교육과 기업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리디는 전국 17개 광역 교육청과 손잡고 학교에서 미리캔버스 Pro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사가 수업 자료를 만들고 학생이 발표 자료와 과제를 꾸미는 일에 미리캔버스가 사실상 표준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디자인 하면 미리캔버스’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기업 시장에서도 입지가 두텁다. 법인 고객은 이미 약 2,800곳을 넘어섰고,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미리캔버스 B2B 플랜을 활용해 프레젠테이션 제작과 디자인 실무를 처리하고 있다. 미리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사 고유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학습해 AI가 프레젠테이션을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B2B AI 프레젠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비즈하우스(Bizhows)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겨냥한 온라인 디자인 인쇄 커머스 플랫폼이다. 상품 제작부터 디자인 의뢰, 홍보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디자인 업무 전반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며, 2026년 3월 기준 누적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 비즈하우스의 차별점은 ‘디자인-제작-인쇄’를 잇는 수직 통합 구조다. 사용자가 미리캔버스에서 만든 디자인을 비즈하우스로 가져와 명함, 전단, 포스터, 현수막, 패키지 같은 실물 인쇄물로 주문할 수 있다. 단순 POD(Print on Demand) 사업자가 디자인과 인쇄를 별개로 다루는 것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두 플랫폼이 쌓아 올린 사용자 기반은 그대로 실적으로 이어졌다. 미리디는 지난해 매출 942억 원을 기록하며 6년 연속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미리디의 김희규 CTO를 만나 미리디가 쌓아 온 기술적 해자(垓子)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CTO가 미리디에 합류한 것은 2020년, 미리캔버스 가입자가 막 100만 명을 넘어선 시점이다. 합류 직후부터 가입자는 200만 명을 돌파하고 800만 명까지 가파르게 불어났다. 김 CTO는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며 굵직한 기술적 난제를 잇따라 풀어냈고, 지금은 미리디의 AI 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리디 김희규 CTO
핵심은 디자인 에셋과 데이터
“AI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은 ‘편집이 가능한가’입니다.”
시장에는 크게 두 진영이 있다. 파워포인트와 캔바로 대표되는 전통 에디터 진영, 그리고 감마처럼 AI가 슬라이드를 통째로 만들어 주는 AI 네이티브 진영. 전통 에디터는 백지에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해 진입장벽이 높고, AI 네이티브는 생성은 빠르지만 완성도가 떨어지고 후속 편집이 까다롭다. 무엇보다 결과물에서 ‘AI 티가 난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다. 미리디는 이러한 한계를 메웠다. 그 비결은 두 가지, 디자인 에셋과 데이터다. 미리캔버스의 결과물이 다른 AI 도구와 달리 자연스러운 이유는 사람의 손에서 나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미리디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디자인 에셋입니다. 살짝만 수정해도 마치 내가 처음부터 만든 것처럼 짧은 시간 안에 전문가의 터치를 입힐 수 있죠. 폰트와 사진, 요소까지 저작권 문제도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이 디자인 에셋을 조합해 AI로 생성하기 때문에 결과물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을 토대로 하는 거니까요.”
미리캔버스는 에디터를 토대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후속 편집 환경이 본래부터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김 CTO는 “디자인 에셋을 기반으로 생성하고, 고객이 자기 취향대로 마음껏 수정해 완성까지 이어가는 전체 과정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이 미리디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AI 네이티브 도구들 역시 ‘AI 티 벗기’와 ‘편집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김 CTO도 이 흐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그 이유가 미리디가 가진 두 번째 자산, 곧 시간과 데이터의 축적이다.
미리캔버스의 템플릿과 디자인 소스, 사용자 행동 등의 데이터는 3,000만 건이 넘는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의 디자인 목적과 콘텐츠 맥락, 레이아웃, 분위기까지 읽어 가장 적합한 이미지를 추천·검색해 주는 엔진이 작동한다. 사용자가 디자인을 어떻게 만들고 수정하는지에 대한 행동 데이터까지 쌓이고 있다.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어떻게 디자인을 만들고 고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습니다. 거대 언어 모델 역시 이미지 생성은 잘하지만, 디자인 맥락 데이터까지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반면 미리캔버스는 사용자가 에디터 안에서 어떤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고 수정해 나가는지가 모두 데이터로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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