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전경(사진=미래에셋생명 제공)
미래에셋생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대한 투자를 확정하며 보험과 투자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이번 투자는 국내 보험사가 첨단 기술 기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첫 '자기자본투자(PI)' 사례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027년 기업공개(IPO)를 목표 중인 리벨리온은 국내 AI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6일 실시된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리벨리온에 대한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국내 보험 업계가 수익성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번 투자는 단순한 일회성 투자가 아닌 수익 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수년째 역마진 압박과 계약 해지율 상승을 동시에 맞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자본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졌다. 기존 방식대로 채권과 부동산에 자금을 묻어두는 것만으로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번 투자는 미래에셋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리벨리온 투자를 결정한 국민성장펀드의 전략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도 리벨리온 초기 투자 단계에 참여했다. 단독 결정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오랜 관계와 판단이 집약된 결과물인 셈이다.
정책·민간 자금이 투입되는 리벨리온의 프리IPO는 총 6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증권·캐피탈·벤처투자)이 앵커로 12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민성장펀드, 산업은행, PE(사모펀드) 등이 참여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리벨리온에 2500억원의 자금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매입 방식으로 직접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국민성장펀드가 직접투자 방식으로 기업에 자금을 투입한 것은 리벨리온이 처음이다.
여기에 한국산업은행이 직접 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노앤파트너스·IMM인베스트먼트·인터베스트 등 민간투자 기관은 리벨리온에 1800억원을 투입한다.
리벨리온은 국내 주요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곳으로 현재 약 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리IPO로 조달한 자금은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AI 연산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AI가 학습한 결과를 빠르게 처리하는 추론용 칩 개발에 주력 중이다. 2024년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과 합병했고 삼성전자와도 협력관계를 유지 중이다. 국내 AI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이번 투자는 국내 보험사가 글로벌 NPU 시장의 성장성에 투자해 추후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첫 사례"라며 "보험사가 단순히 채권과 부동산에 자금을 묻어두는 시대를 지나 미래 산업의 투자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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