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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행 택하던 유럽 스타트업…이제 실리콘밸리 안간다

유럽 테크 스타트업이 미국 실리콘밸리 행을 택하지 않고 유럽에 남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Reve AI] 유럽 테크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로 옮겨야 성장할 수 있다는 기존 공식을 흔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행 택하던 유럽 스타트업…이제 실리콘밸리 안간다

유럽 테크 스타트업이 미국 실리콘밸리 행을 택하지 않고 유럽에 남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유럽 테크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로 옮겨야 성장할 수 있다는 기존 공식을 흔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AI 확산, 자본 접근성 개선, 스포티파이와 클라르나 같은 기존 성공 기업의 생태계 효과가 맞물리며 유럽 기술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구체적 사례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 AI 법률 스타트업 레고라는 미국 본사의 경쟁사 하비에 맞서 미국 매출 상위 100대 로펌의 20%를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주요 매출 이정표도 넘겼다. 스웨덴 스타트업 러버블은 기업가치 66억달러를 인정받았고, 최근 한 달간 반복 매출이 33% 늘었다. 현재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를 일시적 분위기가 아닌 구조 변화로 본다. 러버블 최고경영자 안톤 오시카는 유럽이 오랫동안 깊이 있는 기술 인재를 배출해 왔지만 글로벌 규모로 회사를 키우는 데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기업이 미국으로 옮겨야 했던 이유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스타트업은 그동안 일정 규모까지 성장한 뒤 미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딥마인드와 다크트레이스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다만 약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런던 제조 스타트업 마타의 더글러스 브리온은 초기 자금 조달은 여전히 강하지만 후기 단계 자본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유럽의 6배였다.

그럼에도 AI는 이 격차를 흔드는 변수로 꼽힌다.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스타트업이 더 적은 자본으로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어서다. 세쿼이아의 조지 롭슨은 최근 12개월의 화제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왔다고 말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과 관련 인프라가 연구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옮기는 시간을 크게 줄였고, 이는 유럽의 연구 역량과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자금 환경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토미코에 따르면 유럽 벤처펀드의 중간 규모는 2016년 3200만달러에서 1억500만달러로 커졌다. 메타를 떠난 AI 연구자 얀 르쿤은 3월 파리 기반 AI 스타트업 AMI 랩스를 위해 1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새 회사를 중국도 미국도 아닌 소수의 최전선 연구소 가운데 하나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재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레벨리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기술 인력이 반대 방향보다 더 많았다. 스톡홀름은 이런 변화의 상징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에서 스톡홀름으로 옮겨 레고라에 합류한 에이드리언 팔로우는 현지 분위기를 스칸디나비아 색채를 더한 실리콘밸리라고 표현했다.

다만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와이콤비네이터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이달 스톡홀름의 잠재력은 인정하면서도 큰 목표를 가진 창업자라면 여전히 실리콘밸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H-1B 비자 규제 강화도 유럽행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창업자들은 결국 유럽 생태계 변화의 힘이 스포티파이와 클라르나를 거쳐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성공의 선순환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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