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제공]
최근 미국발 해외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의 관련 투자 리스크가 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용자산 대비 투자 규모가 미미한 데다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 비중과 특정 업종(IT) 쏠림 현상이 적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전(全) 금융권 및 연기금 등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총 5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금융권이 30조5000억원, 연기금 등이 2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이후 대체투자 수요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였으나, 금융권의 경우 최근 글로벌 사모대출 부실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올해 들어 투자 규모가 소폭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운용자산(2025년 말 기준) 대비 사모대출 투자 비중이다. 금융권은 총자산 대비 0.4%, 연기금 등은 총운용자산 대비 1.2%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장기 자산 운용이 필수적인 보험사가 20조6000억원(67.4%)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상호금융(중앙회) 4조7000억원(15.2%), 증권 2조8000억원(9.3%), 은행 2조원(6.5%) 순이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사모대출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IT 업종 과포화’와 ‘개방형 펀드의 환매 요구(펀드런)’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투자 지역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글로벌 트렌드와 흐름을 같이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IT 업종에 대한 지나친 편중이 위험 요인으로 꼽혔지만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의 IT 업종 투자 비중은 각각 14.8%와 21.8%에 그쳐 특정 섹터 부실에 따른 충격을 분산시켰다.
투자자가 언제든 자금 회수를 요청할 수 있어 시장 경색 시 유동성 위기를 증폭시키는 ‘개방형 구조’ 비중 역시 금융권 9.8%, 연기금 4.7%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자산의 만기까지 자금이 묶이는 폐쇄형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어 급격한 자본 유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해외 사모대출 시장이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투자 기관이 일부 대형사에 한정돼 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낮은 개방형 펀드 비중 등 리스크 방어막이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긴장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의 해외 사모대출 리스크는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우려가 없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당분간 소관 기관의 투자 현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부처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통해 잠재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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