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인공지능(AI) 혁신의 찬란한 기대가 짙게 드리운 뉴욕증시 위로, 뜻밖의 균열이 번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둘러싼 성장성 우려가 시장 심리를 파고들며,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힘없이 밀려났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5.86포인트(0.05%) 소폭 하락한 49,141.93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11포인트(0.49%) 밀린 7,138.80을 기록했고, 기술주의 심장부라 할 나스닥 지수는 223.30포인트(0.90%) 급락하며 24,663.80에 마감했다.
불과 하루 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시장은 돌연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그 중심에는 오픈AI 내부에서 흘러나온 불안한 기류가 있다. 신규 사용자 확보와 매출 목표 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막대한 AI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 전반에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매출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향후 데이터센터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부적으로 제기했다는 보도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AI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반도체 종목들도 이날은 거센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엔비디아가 1%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브로드컴과 AMD, 마이크론 등 주요 칩 기업들은 일제히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는 오라클 역시 낙폭을 키우며 시장의 불안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되면서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 AI 붐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기술주 전반의 낙폭을 일정 부분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개별 기업의 부진을 전체 산업의 위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AI 생태계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존재를 강조했다. 이는 시장이 여전히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신뢰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 역시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각각 큰 폭으로 오르며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이는 곧 금융시장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회의(FOMC)를 앞둔 경계감도 짙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정책 방향과 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AI라는 미래의 황금빛 약속과 현실의 냉혹한 숫자 사이에서, 뉴욕증시는 지금 미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이 순간, 시장의 향방은 다시 한 번 거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주요
기사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