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미국 상무부가 전 세계로 향하는 AI 칩 수출을 규제하려던 새 규정 초안을 철회했다.
미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정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전자 공지를 통해 AI 칩 수출 규정 초안에 대한 정부 부처 간 검토 절차가 종료됐으며, 해당 규정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철회 이유나 앞으로 일정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문제가 된 규정은 애초에 초안 단계였으며 관련 논의 역시 모두 예비적 성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규정은 아직 공식 정책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초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기존 규제 체계를 폐기한 이후 추진한 가장 구체적인 글로벌 AI 칩 수출 전략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AI 칩 수출 승인 권한을 상무부 산하 라이선스 부서에 부여하고, 기업과 국가별 상황에 따라 개별 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검토됐다. 대상에는 엔비디아와 AMD가 생산하는 고성능 AI 칩 수출이 포함됐다.
수출 승인 여부는 ▲정부 간 협정 체결 여부 ▲수입 기업이 요구하는 컴퓨팅 파워 규모 ▲국가 안보 고려 사항 등 여러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될 예정이었다.
특히 대량의 AI 칩 수출에는 추가 조건이 검토될 예정이었다. 20만개 이상의 AI 칩을 수입하려는 국가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거나 안보 관련 보장을 제공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10만개 규모의 칩을 수입하려는 경우에도 정부 간 보증 형태의 협정을 체결해야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은 이전 행정부의 규제 체계와는 상당히 다른 접근 방식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 각국을 세 단계 등급 체계로 구분해 AI 칩 수출을 관리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미국의 동맹국에는 AI 칩을 제한 없이 수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외 대부분의 국가에는 일정 물량 범위 내에서만 수출을 허용했다. 안보상 우려가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첨단 AI 칩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통제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구조 대신 개별 국가 협상과 투자 조건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규제 체계를 검토해 왔다.
전직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규정 철회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이견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지키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접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행정부 안에서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최근 X를 통해 “미국 기술 스택의 안전한 수출을 촉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전 행정부의 AI 확산 규제 체계로 되돌아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과거의 규정을 “과도하고 부담이 큰 정책”이라고 평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미국 AI 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두 국가가 미국에 투자하는 조건을 포함한 협력 모델을 공식 정책으로 제도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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