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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물류 혁신의 그늘] (하) 혁신과 안전 잇는 제도 시급

(왼쪽부터) 김우용 인천대 바이오로봇시스템공학과 교수,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피지컬 AI 개발 단계부터 안전 기준 마련”

김우용 “위험 감지 기술 내재화 유도”

정진우 “설계부터 검증 기준 법제화”

공하성 “전문가 상시 관리 체계 필요”

(왼쪽부터) 김우용 인천대 바이오로봇시스템공학과 교수,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사진제공=본인

‘혁신을 멈추지 않는 안전, 안전을 놓치지 않는 혁신’. 인천시가 다가오는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위험에 대응할 안전 체계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혁신과 안전 사이에 새로운 균형점을 설계해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혁신의 제약 요소로 바라보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은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가 아니라 기술 신뢰성을 높이고 산업 확산을 이끄는 또 하나의 혁신 영역이라는 의미다.

김우용 인천대 바이오로봇시스템공학과 교수는 30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피지컬 AI 기술 발전에 맞춰 새로운 안전 관리 기준 마련과 제도 정비는 필수적”이라며 “다만 기술 혁신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방식보다 안전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피지컬 AI 활용 범위가 굉장히 넓다. 물류 창고에 소화시설 수량을 늘리는 방식의 규제에 그치지 않고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AI 기술이나 안전 기술이 피지컬 AI에 필수적으로 내재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미래 산업에 맞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이 피지컬 AI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 기반이 단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완전한 피지컬 AI 실현에 앞서 물류와 항만, 제조 분야 디지털 전환(DX)을 먼저 고도화하고 AI 전환(AX)까지 차례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공항·항만과 제조업 기반까지 모두 갖춘 만큼 피지컬 AI 실증 환경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실증 사업 성과가 지역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으로 이어지도록 로봇랜드를 피지컬 AI 거점으로 육성하고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지컬 AI 기술 개발 단계부터 안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안전 관련 법·제도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협동 로봇도 제조업자가 공인시험기관에서 안전 기준을 시험받는 ‘자율안전 확인 신고’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인 만큼 기존 안전 기준만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품 설계 초기 단계부터 안전성을 검증할 기준을 마련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시설 중심 안전 관리에서 벗어나 기술 특성에 맞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언급하며 “현재 물류 창고와 같은 자동화 시설에서 로봇이 어떤 환경에서 운영되는지, 핵심 에너지원인 리튬 배터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화재·전기 분야 전문가의 상시 관리 체계와 함께 충전시설 방화구획 지정 등 구체적 안전 기준 수립이 시급하다”며 “나아가 로봇이 단순 작업 설비가 아닌 안전 관리 기능까지 수행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안전 기준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성원·박예진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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