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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턱 앞 멈춘 휠체어…‘갈 수 있는 곳’을 지도에 담다

실로암사람들 활동가들이 지난달 24일 북구 일대에서 배리어프리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문턱 앞 멈춘 휠체어…‘갈 수 있는 곳’을 지도에 담다

문턱 앞 멈춘 휠체어…‘갈 수 있는 곳’을 지도에 담다

광주일보·실로암사람들, 배리어프리 1차 현장조사

북구 120곳 대상…‘모두를 위한 이동권’ 지도 제작

각화동 카페·정육점 출입문·화장실 등 접근성 조사

휠체어 사용자 매장 출입 가능 여부, 출입문 구조

2026년 09월 01일(화) 20:05

실로암사람들 활동가들이 지난달 24일 북구 일대에서 배리어프리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경사로가 있긴 한데 각도가 조금 높네요. 입구 진입로 특이사항 적어주세요. 사진도 꼼꼼히 찍어주셔야 합니다.”

전남광주 지역 이동약자들의 일상 속 이동권 보장을 위한 ‘생활공간 중심 무장애 지도 제작 및 배리어프리 공간 개선 사업’이 현장으로 나섰다.

광주일보와 사단법인 실로암사람들 활동가들이 지난 24일 전남광주시 북구 일대에서 배리어프리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7월과 8월 두차례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교육실에서 배리어프리 지도 활동 교육을 마친 시민조사단 10명은 각화동과 두암동 일대 상점 120개소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실로암사람들 활동가 3명은 휠체어 사용자의 매장 출입 가능 여부, 출입문 구조, 점자유도블럭 유무, 장애인 화장실 유무, 엘리베이터 유무, 키오스크 유무 등 접근성 및 편의시설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체크했다.

조사단은 매장별로 역할을 나눠 하나하나 확인하고 사진으로 기록했다. 지역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사단원들의 시선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꼼꼼했다.

한 카페 앞에서 조사단의 발걸음이 멈췄다.

입구로 이어지는 진입로에 경사로는 있었지만 경사가 다소 가팔라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었다. 경사로를 새로 설치하면 좋을 위치가 눈에 들어왔지만 그렇게 하면 인도를 지나치게 침범하게 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확인됐다.

이날 현장에는 지적장애인 한샘(47)씨도 함께했다.

한씨는 “장애인이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마땅치 않아 아쉬울 때가 많았다”며 “이런 곳들을 알려주는 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둘러본 곳 중에는 경사로가 설치된 곳도 있어 반가웠다. 이런 환경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지도 제작 사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맛집을 검색하듯 장애인이 실제로 이용해본 곳의 정보가 쌓이면 정말 유용할 것 같다”며 “어디가 출입 가능한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쇼핑을 하든 외식을 하든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인지부터 확인하고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각화지점에서는 장애인화장실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 이곳은 무더위쉼터로도 운영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장애인들이 이용 여부를 묻자 인근에 사는 장애인과 주민이라면 언제든 찾아와 쉬었다 가도 되고 주차장과 화장실도 자유롭게 이용해도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둘러본 매장에는 경사로가 설치된 곳도 있었지만 단차로 인해 출입이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었다. 경사로를 설치한 곳에서도 가파른 경사, 짧은 길이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잠시 들른 카페에서는 경사로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카페 입구에 경사로 대신 계단이 설치돼 있어 30도에 육박하는 한낮의 무더운 날씨 속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은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다른 활동가들이 음료를 사 올 동안 밖에서 10여 분 남짓 기다려야 했다.

이날 실태 조사에 함께한 배영준 전남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현장 조사를 통해 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다시금 명확히 알게됐다”며 “이 사업은 단순히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모차 미는 부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시민이 우리 동네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예상보다 더욱 꼼꼼한 점검이 필요했다. 단순히 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실제로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 세심하게 확인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며 “광주일보와 함께하는 이번 배리어프리 지도 사업이 단순한 정보 조사와 지도 제작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지역사회가 이동권과 접근성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태조사는 총 4개 조로 나누고 각화주공아파트, 두암동 먹자골목,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 말바우시장, 동강대학교 인근 등을 살필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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