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 거래시 요구서류에 대한 요건
개설은행은 개설의뢰인 서명서류 반영 거절해야
신용장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관련된 ‘법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법률에 해당하는 것이 신용장통일규칙(UCP 600)과 국제표준은행관행(ISBP 745)이다.
이들은 모두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제정한 것인데 UCP가 법에 해당한다면 ISBP는 UCP 하위 법령인 대통령이나 관리 규정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특히 UCP조항 중 거의 모든 내용을 무역업계 종사자는 꿰뚫고 있어야 하지만, 아래 조항들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이다.
UCP 14조의 서류해석기준, 19조의 두 가지 이상의 운송 방법을 포괄하는 운송서류, 20조의 선하증권, 21조의 비유통 해상화물운송장, 23조의 항공운송서류, 24조의 도로 및 철도관련 운송서류, 28조 보험서류와 운송서류, 30조의 신용장 금액과 수량의 허용범위 등이다.
또한 ISBP는 독립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해석시 UCP에 근거를 둬야 하며, 그것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는 한계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독소조항 사전에 차단하는 문구
신용장은 매매계약에 의해 개설되는 것이지만, 계약서와 독립적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들이 많이 오해하는 내용 중 하나는 매매계약서와 다른 내용을 포함한 신용장은 효력을 잃거나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계약서와 다른 내용도 그 자체로 효력이 있으며, 반드시 수정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신용장 개설은행은 신용장 개설에 근거가 되는 계약서의 이행 여부를 이유로 대금지급 여부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도 안 된다.
오로지 요구한 서류의 제시 여부에 따라 대금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신용장 개설의뢰인과 수익자는 계약 내용이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필요서류의 종류, 필요서류 발행인, 서류의 제시기간 등을 수익자와 개설의뢰인은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독소조항, 즉 이행이 불가능한 조건의 존재 여부나 신용장 개설의뢰인(수입자)의 의사가 개입될 독소조항은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특히 ISBP 745에 나오는 다음 조항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A credit or any amendment thereto should not require presentation of a document that is to be issued, signed or countersigned by the applicant. If, nevertheless, a credit or amendment is issued including such a requirement, the beneficiary should consider the appropriateness of such a requirement and determine its ability to comply with it, or seek a suitable amendment.”
이 문장은 신용장 개설은행이 개설의뢰인이 발행한, 또는 서명이나 부서(副署)한 서류를 요구하지 말도록 강조한 내용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입자가 자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이 발견되면 적절성을 검토한 후에 수출상은 반드시 조건변경을 요청해야 한다.
왜냐하면 신용장이 개설된 후에 수입상(개설의뢰인)에 의해 결제(Honour)에 대한 통제권이 행사되어 신용장의 근간(취소 불가능한 확약)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설은행은 수입상의 독소조항 요구에 단호하게 반대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독소조항을 미리 발견하지 못해 이런 내용이 포함된 신용장에 따라 선적을 한 수출자는 그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서류의 명칭·요건은 아주 명확해야
또한 요청되는 서류의 명칭과 요건은 아주 명확해야 한다. 무역실무에서 흥미롭게 언급되는 내용으로 홍어와 가오리에 대한 내용이 자주 회자된다.
국내에서 홍어와 가오리는 관세율(조정관세)도 다르고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 주로 러시아, 미국,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되는데 분쟁이 적지 않다. 모양이 유사해서 외국은 물론 국내 전문가라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홍어와 가오리를 구분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따라서 홍어를 수입하려는 국내 업체는 반드시 수출국 정부기관이 발행한 학명증명서를 네고서류로 요청해야 한다.
관세청은 원형 이외의 가오리는 수출국 정부 기관에서 발행하는 학명증명서(scientific name)를 제출해야 하며, 증명서 원본이 없을 경우 가오리로 신고하더라도 냉동 홍어로 품목을 변경하여 적용하고 있다.
만약 요구 조건이 명시적이지 못하면 개설의뢰인이 그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신용장 내용 불명확하면 수정하라
수익자(수출상)는 요구서류가 아니라 신용장 상의 내용이 불명확한 경우에도 신경 써야 한다.
국내 모 상사는 신용장을 수령했는데 매입신용장(Negotiable credit)이라는 표시만 있을 뿐 자유매입 여부에 대한 표시가 없었다. 매입은행을 특정은행으로 제한한다는 내용도 없었다.
UCP에 따르면 매입신용장은 반드시 자유매입(매입은행 제한 없음)이거나 특정한 은행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경우 통지은행을 통해 반드시 신용장 내용을 수정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개설은행에 문의했으나 답변이 장시간 오지 않을 때다.
이런 경우 나중에 신용장 매입절차에서 서류의 일치성 여부를 심사할 수 없기에 매우 중요한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
해당 업체는 최후 수단으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질의하여 자유매입 신용장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은행 간에 의견이 다르면 ICC에 해석을 받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다.
최용민경제통상연구소장
광운대·숭실대 겸임교수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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