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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몰카 논란에 얼굴인식 우려까지…'스마트 안경 시대'의 그늘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 안경 출시를 예고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의 협력을 통해 생태계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안경이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을...

몰카 논란에 얼굴인식 우려까지…'스마트 안경 시대'의 그늘

[MS투데이] 평범한 선글라스처럼 보이는 스마트 안경이 사생활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이용자들이 메타가 레이밴과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 안경으로 여성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는 사례가 확산되면서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기기를 두고 ‘변태 안경’이라는 조롱 섞인 표현까지 등장했다.

문제가 된 영상들은 주로 번화가나 쇼핑몰, 거리에서 촬영됐다. 안경 착용자가 여성의 외모를 칭찬하거나 연락처를 묻는 장면을 자신의 시점에서 담아 올리는 방식이다. 일부 여성들은 영상이 수만 회 이상 조회된 뒤에야 자신이 촬영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불안감과 굴욕감을 호소하며, 단순한 장난이나 콘텐츠 제작을 넘어 동의 없는 촬영과 유통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화장실·사적 공간 영상까지

논란은 거리 촬영을 넘어 더욱 민감한 영역으로 번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 안경으로 촬영된 영상 가운데는 화장실 이용 장면이나 옷을 갈아입는 모습 등 사적 공간이 포함된 사례도 있었다. 일부 콘텐츠는 메타의 인공지능(AI) 시스템 개선을 위한 검토 과정에서 외부 계약 인력에 의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이용자가 법을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녹화 시 LED 표시등이 켜져 촬영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LED 표시등은 테이프로 가릴 수 있고, 얼굴 흐림 처리 같은 보호 장치도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보다 촬영 여부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얼굴인식 기능 ‘네임 태그’…70여 개 단체 반대

논란은 얼굴인식 기능 도입 가능성으로 더욱 확산됐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EPIC) 등 70개가 넘는 시민단체는 메타에 서한을 보내 스마트 안경에 얼굴인식 기능을 탑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기능은 ‘네임 태그’로 불리는 기술이다. 이는 사용자의 시야에 들어온 인물을 AI가 인식해 관련 정보를 안경 화면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시민단체들은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신원을 실시간으로 식별할 수 있다면 스토킹, 가정폭력, 사기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한 사람들이 익명성을 유지한 채 일상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현재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미 경쟁사들이 유사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서 얼굴인식 기능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애플·삼성도 출사표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안경 시장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웨어러블 기기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안경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기는 알림 확인, 사진·동영상 촬영, 음성비서, AI 기능과의 상호작용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 안경 출시를 예고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의 협력을 통해 생태계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안경이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프레임 디자인을 테스트하고, 기술과 스타일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보인권 전문가는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와 AI, 네트워크가 결합된 ‘이동형 감시 장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적 합의와 규제 논의가 뒤처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촬영 고지 의무, 얼굴인식 제한, 데이터 보관·활용 투명성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시장 확대와 함께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편리함과 불안 사이, 갈림길에 선 웨어러블 시대

스마트 안경은 두 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동의 없는 촬영과 영상 유통, 나아가 실시간 신원 식별 가능성까지 더해질 경우 공공장소의 익명성과 개인의 사생활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웨어러블 경쟁이 본격화되는 지금,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한 기업이 아니라 신뢰를 확보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 혁신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 기준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스마트 안경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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