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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인의 게임의 법칙] 이재명 정부의 네가티브 정책

이를테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이른바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만한 것이면 종전의 포지티브 방식의 정책으론 어림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 곳 저 곳에 놓여진 철벽 규제의 벽을 피하며 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모인의 게임의 법칙] 이재명 정부의 네가티브 정책

이 재명 대통령이 최근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네가티브 방식의 정책 수립을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이른바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만한 것이면 종전의 포지티브 방식의 정책으론 어림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 곳 저 곳에 놓여진 철벽 규제의 벽을 피하며 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네가티브 방식의 정책은 이 것 저것 만 빼고 다 하란 것이다. 반대로, 포지티브 정책은 이 것 저것만 빼고 다하지 말라는 뜻이다. 상당히 제한적일 뿐 아니라 후진국 형 방식의 규제책이다. 지금도 이같은 방식의 정책은 수두룩하다. 특히 사회 문화 분야의 규제책은 대부분 포지티브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의 규제책은 굴뚝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오프라인의 경우 더 심한데, 아무리 위에서 네가티브 정책을 외쳐 봐도 아래로 전달되면 포지티브 방식으로 변하는 것이다. 윗 분의 뜻을 나름, 헤아린다는 충성심아래 핵심적 내용이 변질되거나 와전되는 경우인데, 사내 문화가 경직된 기업일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 심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열려 있어야 할 곳 임에도 특화된 장르만 고집한 채 문을 닫아거는 방식이다. 좋게 얘기하면 그 기업의 경우 그 장르 만큼은 잘 만든다 하겠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고작 그 것 밖에 하지 못하냐는 것이다.

고 이 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누구보다 대중문화예술을 아꼈다. 그가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영화 음악 비디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한 곳으로 끌어 모아 삼성영상사업단이란 이름의 그룹내 새 조직을 가동시킨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직은 그의 지시를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만 놔두고 바꿀 수 있다면 다 바꿔도 좋다는 그의 말은 최상급의 네가티브 정책 지시였고, 말 그대로 다해 보란 뜻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아래에선 미적거렸다.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우리가 초일류 기업 삼성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제작하면서도 삼성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고 시나리오 선택을 놓고서도 삼성이란 두 글자를 새겨 넣으며 고민했다. 잘될 턱이 없었다. 작품성은 인정 받았지만 흥행에선 실패했고, 괜찮은 선택이란 평론의 시각에도 관객은 외면했다.

사업단이 뒤늦게 깨닫고 얻은 답은 ‘가장 대중적인 것이 가장 예술적’이란 명언이었다. 아무리 빼어난 작품이라도 대중이 외면하면 아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명제는 이 회장이 얻고자 한 네가티브 정책과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든 영화가 국산 불록버스터급 영화 ‘쉬리’였다.

네가티브 정책의 또다른 고수는 김 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포지티브 정책의 최정점에 서 있었던 게임을 가둬 두지 않았다. 그는 게임같은 미래 산업이 잘돼야 한다면서 참모들에게 묶어두지 말고 방목을 지시했다.

그리곤 그의 측근인 박 지원(현 국회의원)과 김 한길(전 문화장관) 등을 마치 게임계를 양육하는 목동처럼 붙여 놓았다. 그 때문인지 정치권 주변에선 왜 그렇게 게임만 감싸고 도느냐며 나무라는 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묵묵히 게임업계를 키워 나갔다. 부지런히 게임업계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그들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양책과 게임 정책을 쏟아내며 산업을 일궈냈다.

네가티브 정책은 혁신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무엇보다 그때 그때마다 도장이란 인증서가 따로 필요 없다. 게임의 경우 바로 시장 반응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또 유연성이 뛰어나고 의사 결정이 쉽다는 잇점이 크다. 예컨대 해서는 되고 안되고 하는 문제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톱 다운 방식으로 이어지면서 왜곡되고 변질되는 경우다. 쉽게 말하면 알아서 하라 했더니 복지부동으로 변하는 사례가 없지 않고, 책임 소재 유무 등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게임과 같이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업종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하지만 그 것 조차도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게 합리적이다. 좋으면 더욱 탄력을 받는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엔 도태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네가티브 방식의 정책 수립을 굳이 첨단업종에만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진흥책의 일환이라면 전 업종을 대상으로 네가티브 방식의 정책 수립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이 이젠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을 걷어낼 때도 되지 않았을까. 특히 산업육성책을 위해서는 더 그렇다. ‘마시오’라는 격한 표현의 동사 팻말은 이번 기회에 아주 뽑아 냈으면 한다. 게임산업 정책은 특히 그렇다 해야 할 것이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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