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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부작이야?” 짧아진 드라마…몰입도는 더 깊어졌다[SS연예프리즘]
2026-05-26 15:00:00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한국 드라마의 공식은 16부작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12부작도 낯설지 않다. 10부작, 8부작도 자연스럽다. 짧아진 회차는 한때 우려의 대상이었다. 인물의 감정선이 덜 쌓이고, 서사가 급하게 닫힐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 시장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회차는 줄었지만 몰입도는 높아졌다. 잘 설계된 12부작은 늘어짐을 덜어내고, 시청자의 집중력을 끝까지 붙잡는 새 그릇이 되고 있다.
최근 공개작은 이 변화를 잘 보여준다. 최근 월화극 흐름만 봐도 변화는 선명하다. ENA ‘허수아비’와 tvN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모두 12부작으로 편성됐다. 과거 같으면 16부작이 기본값이었을 범죄 스릴러와 성장 드라마가 나란히 12부작 구조를 택한 셈이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와 검사의 공조를 그린 범죄 수사 스릴러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 취사장을 배경으로 요리와 판타지를 결합한 밀리터리 쿡방 드라마다.
두 작품은 회차 축소가 무조건 약점만은 아니라는 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허수아비’는 12부작 종영을 앞두고 7.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시청률을 경신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역시 1회 5.8%에서 4회 7.9%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짧아진 회차는 시청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반부 늘어짐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사건을 빠르게 밀고 가야 하는 스릴러나 콘셉트가 선명한 장르물에는 오히려 효율적인 그릇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작 환경이다. 제작비는 올랐고, 편성 리스크는 커졌다. 16부작을 끝까지 끌고 가려면 촬영 기간, 배우 계약, 세트 운영, 후반 작업 비용이 모두 늘어난다.
방송사와 제작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OTT와 동시 유통되는 작품은 몰아보기 흐름도 고려해야 한다. 회차를 줄이면 전체 제작비와 일정 리스크를 조정할 수 있다. 시청자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 12부작은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시장에 맞춘 효율적인 설계에 가깝다. 제작비와 편성 부담은 줄이고, 시청자에게는 빠른 몰입감을 줄 수 있다. 다만 짧아진 만큼 대본 단계에서 사건 배치와 감정선을 더 치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12부작 안에서 반응이 좋으면 시즌2나 스핀오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짧아진 드라마는 위기의 신호만은 아니다. 오히려 K드라마가 바뀐 시청 습관과 제작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중요한 것은 회차가 아니다. 그 안에 얼마나 정확한 이야기를 담느냐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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