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대규모 경제 사절단 동행
황, 트럼프가 당일 오전 전화해 초청
급유지 알래스카서 에어포스원 탑승
미·중 AI 반도체칩 갈등 완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뒤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중국 국빈방문에 빅테크·금융·항공·농업 대기업 경영자를 총동원해 ‘경제사절단’을 구성한 것은 이란 전쟁으로 약화된 협상력을 높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무역 담판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초 방중 수행 명단에서 빠졌던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카드’를 추가로 쥐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중국행 에어포스원 탑승 기업인 명단에는 황 CEO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애플의 팀 쿡 같은 빅테크 CEO는 물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등 월가 거물들도 포함됐다. 엔비디아·애플·테슬라 세 곳의 합산 시가총액(약 11조3000억 달러)만으로도 웬만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한다. GDP가 10조 달러 이상인 국가는 미국과 중국뿐이다.
가장 주목받은 기업인은 황 CEO다. 중국행 에어포스원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출발한 뒤 급유를 위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테드스티븐스 국제공항을 경유해 1시간30분가량 머물렀는데, 황 CEO는 그사이에 탑승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황 CEO는 중국에 가지 않는다’는 보도를 접하고 이날 오전 그에게 직접 전화로 초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세계 최고 기업인들의 자랑스러운 방중에 위대한 젠슨 황이 초청되지 않았다는 보도는 잘못됐다. 그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고 별도로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이어진 미국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최대 시장을 잃은 상태다. 황 CEO의 중국행은 결국 미·중 간 AI 칩 갈등 완화의 신호로 평가된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CNBC방송에 “수출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황 CEO가 합류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는 황 CEO와 대통령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다른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도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농축산물과 항공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킬지도 주목된다. 방중 수행단에는 미국 곡물 대기업 카길의 브라이언 사익스 회장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미국산 곡물과 육류 수입을 확대하는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이 지난해 합의한 규모 이상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국이 올해 2월까지 미국산 대두 총 1200만t을 구매하고 이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t을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 여객기 500대 구매도 검토하고 있다. 이 계약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성사되면 중국은 2017년 이후 9년 만에 보잉 여객기를 최대 규모로 발주하게 된다.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GE에어로스페이스의 래리 컬프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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