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와 갯지렁이, 뱀과 메뚜기…. 1960년대 대한민국의 수출은 자연 도감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품목들이 주를 이루었다. 솔방울과 수세미, 번데기, 오징어 뼈, 자갈 등 1차 산업 중심의 물품들이었다. 전체 수출 규모가 10억 달러에도 못 미쳤던 당시엔 가발과 속눈썹도 해외에 내다 팔았다.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국가를 선진국 반열에 들게 한 것도 무역의 힘이었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많았고, 가격이 오른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1734억 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선박,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강세를 보였다.
과거 자작나무 이쑤시개를 수출했던 강원도의 무역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해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관세 압박과 원자재 상승, 고유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30억6246만 달러 치를 팔아 1년 새 6.2%나 증가했다. 의료기기와 면류,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도했다.
강원 수출업계는 시장 변화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품목 구조 전환'과 '시장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는 힘이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런 전략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는 소식이다. 중동 대신 유럽 등 다른 국가 수출 시장을 열어 놓은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월 국가별 수출 현황을 보면 네덜란드 수출액이 4341만8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8.8%, 영국 수출액은 1295만4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7%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아직 미국과 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아 수출 전망을 밝게 볼 수만은 없다. 지난 3월에는 중동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9%가 감소해 경제계 안팎의 우려를 낳는다. 하지만 위기 요인을 최소화하고 다각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면, 경쟁력은 배가할 것이다. 수출 시장에서도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강원의 힘'이 발현되길 기대한다. 이수영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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