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스마트 안경(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능이 접목된 스마트 안경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생활 침해를 넘어 '변태 안경'이라는 오명이 붙여지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15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와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일부 이용자들이 메타 스마트 안경으로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SNS에 게시했다고 보도했다.
상대는 촬영 사실을 모른채 대화하는 장면이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일명 '변태 안경'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논란에 등장하는 스마트 안경은 메타가 안경 브랜드 에실로룩소티카(레이밴)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으로, 지난해 9월 출시해 지난해에만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스마트 안경 시장 글로벌 점유율 80% 이상(지난해 하반기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안경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메타의 AI 챗봇을 이용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음성이 자막으로 나타나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을 제공한다.
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이 기기가 일부 '픽업 아티스트'나 조회수를 노린 콘텐츠 제작자들 사이에서 여성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번화가나 쇼핑몰, 거리에서 외모를 칭찬하거나 연락처를 묻는 장면을 이용자 시점으로 담아 올리는 방식이다. 일부 여성들은 영상이 퍼진 뒤에야 자신이 촬영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 밴쿠버의 한 여성은 낯선 남성과의 짧은 대화가 수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확산된 뒤 촬영 사실을 인지했고, 큰 불안과 굴욕감을 느꼈다며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
문제는 스마트 안경으로 촬영된 영상 가운데 화장실을 이용하는 장면이나 옷을 벗는 장면, 성관계 장면 등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촬영된 일부 영상은 메타의 AI 시스템 학습 과정에서 외부 계약 인력에 의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측은 이용자들이 법을 준수할 책임이 있으며, 촬영 시 LED 표시등이 켜져 녹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ED 표시등은 얼마든지 가릴 수 있고, 보호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와이어드는 14일 공개한 별도 보도에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EPIC) 등 70개가 넘는 시민단체가 메타에 서한을 보내 스마트 안경용 얼굴인식 기능 도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신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경우 스토킹, 학대, 사기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마트 안경 시장은 가파르게 확장하고 있다. 메타의 후발주자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거나 개발중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디스플레이가 없는 AI 안경을 개발 중이다. 공개 시점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로 꼽힌다. 실제 출시는 2027년이 거론된다.
이 제품은 별도 디스플레이 없이 사진·영상 촬영, 전화 수신, 음악 재생, 알림 확인, 음성 비서 호출 같은 일상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하반기 '갤럭시 글래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헤드셋 '갤럭시 XR'을 공개하며 포석을 깔았고, 안경형 디바이스로 이어지는 확장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iamgrace_ah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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