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새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엑스챗(XChat)’을 23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엑스의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을 독립 앱으로 분리한 서비스지만, 단순 채팅 앱으로 보기에는 기능과 전략이 한층 확장됐다.
엑스챗은 메시지 송수신을 넘어 일정 관리, 정보 검색, 실시간 통역, 이미지 분석 기반 예약 및 쇼핑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AI 기반 메신저를 표방한다. 사용자는 외국인과 대화할 때 실시간 통역을 받을 수 있고, 공유된 사진 속 장소나 텍스트를 분석해 관련 정보를 찾거나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음성 기반 AI 호출 기능도 지원해 대화 도중 AI를 불러 추가 설명을 듣거나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의 중심에는 머스크의 AI 기업 xAI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그록(Grok) 3’이 있다. 그록 3는 실시간 트렌드 데이터와 복합 추론 능력을 강화한 모델로, 단순 보조 역할을 넘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행을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엑스챗은 이를 통해 메신저 안에 ‘개인 AI 비서’를 상주시킨 형태를 지향한다.
전화번호 없이 연결…강력한 보안·무광고 전략
엑스챗은 기존 메신저와 다른 연결 방식을 채택했다.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아도 X 계정만 있으면 전 세계 이용자와 즉시 대화할 수 있다. 이는 전화번호 기반 가입 체계를 유지해온 기존 메신저 시장에 대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보안성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엑스챗은 종단간 암호화(E2E)를 기본 적용해 발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누구도 메시지를 열람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플랫폼 운영사조차 대화 내용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화면 캡처 시 차단 및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도록 설정할 수 있어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
또한 광고를 게재하지 않고 사용자 데이터 추적을 최소화하는 ‘무광고·무추적’ 원칙을 내세웠다. 최근 광고 노출 확대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톡과의 정면 승부
국내 IT 업계는 엑스챗이 사실상 독점 구조를 유지해온 카카오톡 중심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X 이용자는 약 80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엑스챗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초기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카카오톡의 광고 확대와 일부 서비스 개편을 둘러싼 이용자 불만이 제기된 상황에서, 무광고 전략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스타그램 DM에 이어 또 하나의 외산 메신저가 국내 시장에서 ‘메기 효과’를 낼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단기간 내 시장 판도를 뒤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카카오톡은 약 47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활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메시지 기능을 넘어 송금·선물하기·예약 등 일상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메신저 서비스는 지인 네트워크가 함께 이동해야 하는 특성이 강해, 사용자가 쉽게 갈아타기 어렵다는 점도 장벽으로 꼽힌다.
한 플랫폼 산업 전문가는 “메신저 경쟁의 핵심은 기술력이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라며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도 내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확산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AI 기반 에이전트 기능과 글로벌 계정 기반 연결 구조는 젊은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용 패턴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슈퍼앱’ 전략의 시험대
엑스챗 출시는 머스크가 구상해온 ‘슈퍼앱’ 전략의 핵심 단계로 평가된다. 소셜미디어 X를 중심으로 결제, 커머스, 콘텐츠, AI 기능을 결합해 하나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메신저 출시는 그 중 사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중요한 고리다.
출시일이 당초 예정보다 연기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글로벌 규제 대응과 AI 기능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초기 시장 반응은 보안과 AI 기능을 중시하는 MZ세대 이용자들의 수용 여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엑스챗이 국내 메신저 시장에 실질적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강자의 벽에 막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AI를 앞세운 ‘지능형 메신저’ 실험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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