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l 이현영 지음, 한겨레출판, 1만7000원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느 아나운서 출신 출연자가 말한다. ‘여러분, 랍스터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로브스터예요, 로브스터.’ 방송을 보던 이현영은 티브이 속으로 달려가 외치고 싶었다. “여러분, 이제 랍스터도 맞아요! 랍스터도 우리 식구 된 지 오래됐다고요!” 외래어 표기 원칙상 ‘로브스터’가 맞지만, 이미 굳어진 외래어여서 예외적으로 ‘랍스터’ 표기를 허용하기로 국립국어원은 결정했다. 이 책의 지은이 이현영은 10년째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에서 일하고 있는 숙련 상담 연구원이다. 책은 그의 일상 업무 풍경과 국립국어원 내부의 논의 구조, 질문자들의 천태만상을 두루 담아 재미있고 유익하다.
국립국어원은 전화와 온라인 게시판, 카카오톡 등 다양한 통신 수단으로 사용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루 평균 70~80건의 질의에 답을 하는 지은이는 종종 ‘맞춤법 천재’로 오해 받지만, 그 자신은 “여전히 사전을 끼고 산다”고 비결을 설명한다. 언젠가 받은 질문에서 ‘생세일’이라는 낯선 말을 발견하고 오타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 본 결과 “생세일(生世日): 세상에 태어난 날, 또는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해마다의 그날”이라는 풀이를 만나고 자신의 무지와 발전 가능성을 아울러 확인했다고.
분기별로 한번 이상 상담 연구원들이 모여 사안에 관해 논의하는 연찬회, 그 연찬회에서 집중 논의된 ‘다시 한번’과 ‘못하다/못 하다’ 띄어쓰기 문제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시 한번’에 관한 논의에서 51 대 49로 판단이 갈렸음에도 한쪽으로 결론을 내린 데에서 보듯 맞춤법의 세계란 매우 유동적이고 가변적이다. 책 말미에는 카카오톡 ‘우리말365’에 가장 많이 올라온 질문 20개를 추리고 답을 달아 놓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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