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노벨상 엑스 캡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법조인 나비 필라이가 선정됐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등을 지낸 필라이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인권과 국제법을 증진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9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필라이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94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태어난 필라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하에서 유색인 여성 최초로 변호사 개업을 한 인물이다.
그는 인권 변호사,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유엔 인권최고대표 등을 지내며 인권 수호와 국제법 확립에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등 인권 활동에 참여했으며 이후 국제사회에서도 법치와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필라이는 한국과도 접점이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 재임 중인 201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전시 성노예 문제의 포괄적·항구적 해결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듬해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의 인권 과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피해 여성들이 자유로운 동의를 할 수 없는 강압적 상황에 놓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AFP연합뉴스
이번 필라이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여성 수상자가 배출됐다.
노벨평화상은 1901년 처음 수여된 이후 올해까지 125년 동안 모두 107차례 시상됐다. 제1·2차 세계대전 시기를 포함해 19개 연도에는 수상자가 선정되지 않았다.
역대 수상자는 개인과 단체를 합쳐 총 144명·곳이다. 개인 수상자는 113명, 단체는 중복 수상을 포함해 31곳이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다. 그는 탈레반의 총격에서 살아남은 뒤 여성 교육권 운동을 이어간 공로로 2014년 17세의 나이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최고령 수상자는 폴란드 태생의 영국 핵물리학자 조지프 로트블랫이다. 그는 핵무기 폐기를 위해 활동한 공로로 1995년 86세에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인 필라이는 85세다.
노벨평화상을 가장 많이 받은 단체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다. ICRC는 1917년과 1944년, 1963년 세 차례 수상했다. ICRC를 창설한 앙리 뒤낭은 1901년 제1회 노벨평화상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개인이 노벨평화상을 두 차례 이상 받은 사례는 없다. 다만 미국의 물리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뒤 핵무기 반대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1962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여성 수상자는 필라이를 포함해 모두 21명이다. 첫 여성 수상자는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자 평화운동가 베르타 폰 주트너로, 1905년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수상했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가운데 수상을 거부한 사례는 단 한 번뿐이었다. 북베트남 대표 레둑토는 1973년 베트남전 종전을 위한 파리평화협정 체결 공로로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베트남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을 받지 않았다.
수상 당시 구금 상태였던 사례도 다섯 차례 있었다.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 미얀마 정치인 아웅 산 수 치,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화해를 진전시키고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 노벨평화상에는 개인 208명과 단체 79곳 등 총 287명이 후보로 등록됐다. 상금은 1200만스웨덴크로나(한화 약 16억 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한편 노벨평화상 수상 의사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도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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