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발간한 김준형 작가의 영문 책 <Journey and Deep Song> 표지. /갈무리
마산에서 소설을 쓰는 김준형(82) 작가가 지난해 9월 낸 영문 책 <Journey and Deep Song>(Authors’ Tranquility Press)이 미국 온라인 서평 매체 <Pacific Book Review>가 주관하는 국제 도서상 ‘퍼시픽 북 어워드(Pacific Book Awards)’에서 전기(biography) 부분 최종 후보(finalist)에 올랐다. 이는 수상작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누리집에도 수상작과 함께 실린다.
‘퍼시픽 북 어워즈’는 영어로 출간된 전 세계 도서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국제 도서상으로, 특히 독립출판 작가와 중소 출판사 작품을 적극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국 온라인 서평 매체 <Pacific Book Review>가 주관하는 국제 도서상 ‘퍼시픽 북 어워드(Pacific Book Awards)’ 누리집에 기재된 김준형 작가의 책. /
책은 회고록 혹은 에세이 성격의 영문 문학 작품이다. 작가는 미국 뉴욕의 한 문학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나이와 병으로 시간의 흐름을 속절없이 느끼게 된 인생 후반기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문학적 야망이 아니라, 기억이 선명할 때 작가로서의 삶을 기록해 두리라는 내면의 부름이었습니다. 이 책이 내 아들과 손자에게, 자칫 사라질지도 모를 가족의 역사를 보존하는 조용한 기록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기억된다는 것은, 작지만 영속적인 존재 방식이라 믿습니다.”
김 작가는 10여 년 전부터 영어로 글 쓰기를 하며 영문 책을 발간하고 있다. 2015년 첫 영문 소설 <Flamenco Journey>를 발간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 책이 다섯 번째다.
김준형 작가가 3월 마산 창동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작가가 경남도민일보에 책과 함께 보낸 자필 편지에는 미국에서 사는 친손자를 위해 영문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되었다고 적혀 있다.
“손자가 청년이 되었는데, 집안의 할아버지로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한국어가 어눌한 손자에게 영문 글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긴 시간 영문 편지 쓰기와 글 쓰기가 퍽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10년 이상 영문 글을 써 미국에서 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말하자면, ‘1명의 독자’를 위한 발간한 셈입니다.”
손자에게 집안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적은 글이기인 하나, 영어 원어민에게 다가가는 문학성 성취까지 이뤄낸 셈이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 작가는 이번 책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책은 대중에게 바치는 제안으로서가 아니라, 조용히 남겨진 유산으로 쓰였습니다. 내가 더 이상 그(손자)의 곁에 없을 때에도 그가 돌아올 수 있는 장소가 되길 원했습니다. 만약 다른 이들이 여기서 의미를 찾는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 감사는 글쓰기가 시작된 뒤에 온 것이지 그 전이 아니었습니다.”
김 작가는 현재 지역에서 청년 영문 작가 양성을 꿈꾸며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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