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이미지/제작=엠에스투데이)
[MS투데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네이버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네이버의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된 고성능 GPU 연산 환경을 공동 구축하기로 하고, 차세대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이 손잡고 개방형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1784에서 MOU 체결…AI 풀스택 역량 결합
네이버와 AMD는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AI 생태계 확장 및 차세대 인프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다양한 인프라 환경에서 AI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고,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기술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네이버의 자체 개발 LLM인 하이퍼클로바X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고성능 GPU 기반 연산 환경을 공동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LLM 개발부터 데이터센터 운영, 클라우드 인프라, 대규모 사용자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연결할 수 있는 ‘AI 풀스택’ 역량을 갖추고 있다. AMD는 차세대 AI GPU 아키텍처와 데이터센터용 가속기 기술을 기반으로 이를 실제 서비스 환경에 구현하는 데 협력한다.
네이버 측은 이번 협력이 기술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AI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MD 역시 네이버를 차세대 AI GPU 기술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했다.
“공급 논의 더 하겠다”…AI 칩 협력 가능성 열어
리사 수 CEO는 네이버 방문 자리에서 AI 가속기 칩 공급 가능성에 대해 “오늘 더 논의해보겠다”고 언급하며 구체적 협력 여지를 남겼다. 또한 한국 기업과의 AI 협력 확대 의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는 이미 엔비디아 GPU를 대규모 도입해 국내 최대 수준의 AI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GPU 투자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올해 초에는 엔비디아 B200(블랙웰) GPU 4000장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AMD와의 협력은 특정 칩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멀티 벤더 전략을 통해 인프라 안정성과 협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시장에서는 단일 벤더 의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네이버가 AMD와 손잡는 것은 기술 다변화 차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학계 연구 지원 확대…개방형 생태계 구축
양사는 산업 협력뿐 아니라 학계 연구 지원에도 나선다. AI 컴퓨팅 자원을 연구진에 제공하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해 다양한 인프라 기반에서 폭넓은 연구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연구·산업·클라우드 플랫폼이 연결된 개방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AMD는 글로벌 차원에서 개방형 소프트웨어 스택과 GPU 아키텍처 확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국내외 서비스 환경에서 이를 실증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맡게 된다.
AI 산업 전문가는 “AI 패권 경쟁은 단순히 칩 성능이 아니라 생태계 확장 속도에서 갈린다”며 “클라우드 사업자와 플랫폼 기업이 함께 움직일 때 기술 표준과 개발자 커뮤니티가 빠르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삼성과 연쇄 회동…한국 반도체 협력 확대
리사 수 CEO는 네이버 방문 이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삼성 주요 인사와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MD와 삼성 간 파운드리 및 메모리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는 행보다.
AMD는 고성능 데이터센터 GPU와 AI 가속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파운드리와 메모리 협력은 제품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에 직결되는 요소다.
반도체 공급망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될수록 설계, 제조, 메모리, 클라우드 운영이 긴밀히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며 “이번 방한 일정은 단순 고객 미팅이 아니라 한국을 AI 전략 거점으로 재평가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주도권’ 경쟁 본격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선도하고 있지만, AMD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자와 플랫폼 기업들은 멀티 GPU 전략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AMD의 협력은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사례다.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구조를 기반으로 AI 모델 운영 환경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업 분석가는 “AI 시대에는 ‘칩-클라우드-모델-서비스’가 하나의 가치 사슬로 연결된다”며 “이번 협력은 한국 AI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인프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네이버와 AMD의 협력이 국내 AI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