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리브랜딩 혁신] 항공사, 이미지 변경 아닌 '확장·재정비' 승부수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불거지는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경제계·정치권을 막론하고 전략 재편이 한창이다. 서울와이어는 오는 15일 '불확실성 시대, 한국 경제...

[리브랜딩 혁신] 항공사, 이미지 변경 아닌 '확장·재정비' 승부수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불거지는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경제계·정치권을 막론하고 전략 재편이 한창이다. 서울와이어는 오는 15일 ‘불확실성 시대, 한국 경제 혁신전략’을 주제로 ‘제7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 2026)’을 열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또한 서울와이어도 이같은 거대한 변화의 파고 속에서 이달 중순 제호 변경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에 맞춰 사명과 브랜드명 등의 변경이 실질적인 혁신 성과로 이어진 주요 사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일부 항공사가 사명 변경과 브랜드 정비를 추진하며 사업 전략 재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 교체라기보다 각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통합, 확장, 재출발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적 선택을 내린 모습이다.

◆대한항공, 60년 'KAL' 브랜드 작별... '글로벌 통합' 노림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업계 1위 대한항공에서 포착된다. 대한항공은 60년 넘게 사용해 온 상징적인 브랜드이자 호출 부호인 ‘KAL’을 공식 명칭에서 제외하고 ‘Korean Air’로 브랜드를 일원화하는 작업의 종지부를 찍고 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시점에서 메가캐리어의 정체성을 선제적으로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혼용되던 브랜드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Korean Air’로 단일화해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고 과거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현대적이고 세련된 글로벌 표준을 정립하겠다는 취지다.

항공업계는 이번 브랜드 정비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비한 ‘브랜드 자산 통합’ 과정으로 봤다. 합병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브랜드 혼란을 방지하고 국제 표준 코드인 ‘KE’를 중심으로 한 일관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리브랜딩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응집하기 위한 ‘질적 도약’의 과정인 셈이다.

이러한 행보는 이름표를 바꾸는 작업에 그치지 않고 거대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내부 조직 문화와 고객 서비스 기준을 재설정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유무형 자산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하나로 묶어야 조직 융합과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KAL'이라는 헤리티지를 내려놓은 만큼 통합 이후의 새로운 서비스 표준이 글로벌 항공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한다. 자료=티웨이항공

◆항공사에서 '여행 기업' 도약… 확장형 리브랜딩

티웨이항공은 대명소노그룹 편입 이후 사명 변경을 추진하며 사업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낸다. 항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숙박과 여행을 결합한 ‘관광 플랫폼’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핵심이다.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은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셋이 하나로 결합해 완전함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항공·숙박·여행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상징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과 숙박, 여행을 결합해 통합 여행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대명소노그룹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기존 항공사 모델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리브랜딩은 사명 변경에 그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항공기 도장(리버리)을 비롯해 유니폼, 서비스 등 고객 접점 전반에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브랜드 체계와 고객 경험을 동시에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저비용항공사(LCC)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항공 운송에 국한됐던 사업 구조를 여행·숙박으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사명 변경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항공사에 머무르기보다 여행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자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단계라는 의미다.

사진=파라타항공

◆플라이강원서 '파라타'로… 재출발 위한 선택

확장과는 다른 맥락의 사례도 존재한다. 플라이강원은 경영난과 운항 중단을 겪은 뒤 인수 과정을 거쳐 ‘파라타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재출발에 나섰다.

플라이강원은 2023년 5월 자금난으로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이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투자자 변경과 인수 과정을 거치며 회생 절차를 마무리했고, 항공운송사업자 변경 면허와 운항 재개를 위한 절차를 다시 밟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경우 사명 변경은 사업 확장보다 신뢰 회복과 재정비에 무게가 실린 선택이다. 운항 중단과 환불 지연 등으로 훼손된 브랜드 신뢰를 기존 이름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사명은 과거와의 단절을 전제로 시장 재진입을 시도하는 신호에 가깝다.

사업 구조 역시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지역 기반 단거리 노선 중심 구조였다면 파라타항공은 기재 구성과 노선 전략을 다시 짜며 수익 구조를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수 이후 자본 확충과 함께 기단 운영, 정비 체계, 노선 전략 전반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운항 재개에 그치지 않고 사업 구조 전반을 다시 짜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를 ‘브랜드 리셋’보다 ‘사업 재구축’에 가까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름 변경은 결과물에 가깝고, 실제 변화는 운항 체계와 재무 구조, 시장 포지션을 전반적으로 다시 세우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근 계류장에서 항공기들이 이동 중인 모습. 사진=인천국제공항

◆이름보다 중요한 전략… 서로 다른 선택 배경

이들 사례는 동일하게 사명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정비하고 있지만 배경과 목적은 분명히 다르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통합, 티웨이항공은 사업 영역 확장, 플라이강원은 재출발을 위한 정비를 위해 이름을 고쳐 썼다. 같은 ‘리브랜딩’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각 회사가 마주한 당면 과제에 따른 서로 다른 선택이다.

이 차이는 최근 항공 산업이 마주한 환경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노선 확대와 탑승객 증가만으로도 외형 성장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수익 구조와 사업 모델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매출 규모보다 비용 구조와 수익 안정성이 더 중요한 지표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 확대와 기단 투자 부담은 항공사들의 재무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변동성까지 겹치며 외형 확대가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비항공 수익 확대를 위해 플랫폼 모델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한편 브랜드 통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이원화가 진행 중이다.

결국 사명 변경은 전략 변화의 마침표다. 이름이 변화를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부에서 치열하게 진행 중인 사업 구조 재편의 결과가 브랜드로 현출되는 과정에 가깝다. 사명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는 ‘표지판’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명 변경은 이미지 교체라기보다 각 회사가 어디로 가려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통합, 확장, 재정비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