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 그린트리는 24일 춘천시공연예술창업지원센터 2층 합플레이스에서 ‘러브 좀비 버스터즈 리뷰데이’를 열고 소설 ‘러브 좀비 버스터즈’를 위해 제작한 여섯 곡의 음악을 공개했다. 정윤채 기자
좀비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도 사랑은 가능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좀비로 변해도 우리는 서로를 끝까지 알아볼 수 있을까.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춘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생존을 위한 사투를 그린 ‘러브 좀비 버스터즈’가 오는 11월 소설 출간에 앞서 여섯 곡의 음악으로 먼저 독자들을 만났다.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 ‘그린트리’는 24일 춘천시공연예술창업지원센터 2층 합플레이스에서 ‘러브 좀비 버스터즈 리뷰데이’를 열고 소설 ‘러브 좀비 버스터즈’를 위해 제작한 여섯 곡의 음악을 공개했다.
‘러브 좀비 버스터즈’는 좀비 감염 사태로 봉쇄된 춘천에서 연락이 끊긴 연인 ‘현경’을 찾아 나선 대학생 ‘다희’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다희는 감염자들을 피해 레고랜드로 향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생존과 사랑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 24일 춘천시공연예술창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러브 좀비 버스터즈 리뷰데이’에서 이수현 작가가 참여자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정윤채 기자
작품은 소설과 음악, 일러스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북’으로 기획됐다. ‘악어의 맛’, ‘이토록 단일한 마음’, ‘유미의 연인’ 등으로 이름을 알린 이서영 SF작가가 글을 썼고, 그린트리 소속 이수현 작가가 음악과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프로젝트는 2024년 12월 그린트리가 이서영 작가에게 춘천을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집필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원고가 완성된 뒤 올해 1~3월 음악 작업과 이후 일러스트 제작을 거쳐 소설과 음악, 그림을 결합한 콘텐츠로 완성됐다.
이날 리뷰데이는 참석자들이 각자 헤드셋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곡에 담긴 이야기를 창작자에게 직접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에게는 소설 가제본과 함께 MP3 플레이어와 헤드셋, 가사집이 각각 제공됐다. 참석자들은 헤드셋을 착용한 채 가사를 따라가며 음악을 듣고,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헤드셋을 벗고 이수현 작가의 해설에 귀를 기울였다.
이수현 작가는 소설 속 이야기를 음악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한 과정을 설명했다. 소설 속 인물과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들기도 했지만, 소설에 없는 새로운 서사를 음악에 담기도 했다.
그가 “앨범의 대단원과 결말을 장식하는 노래”라고 소개한 다섯 번째 트랙 ‘약실에 멈춰선 탄환처럼’은 사랑하는 사람이 좀비로 변하더라도 총을 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곡이다. 이 작가는 “예전에 발표했던 ‘좀비 2’를 새로 작업한 노래인데, ‘내가 좀비가 돼도 나를 쏘지 말아 달라’는 기존 가사를 ‘네가 좀비가 돼도 너를 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설 후반부에서 다희와 수빈이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하며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장면과 연결된다.
▲ 24일 춘천시공연예술창업지원센터 2층 합플레이스에서 열린 ‘러브 좀비 버스터즈 리뷰데이’에서 참가자들에게는 소설 가제본과 함께 MP3 플레이어와 헤드셋, 가사집이 각각 제공됐다. 정윤채 기자
네 번째 트랙 ‘어디에도’는 소설 속 ‘중도 할머니’에게 새로운 사연을 부여한 곡이다. 작중 중도 할머니는 중도 유적지를 지키다가 좀비 사태가 벌어지자 비비탄총으로 다희 일행을 구해주는 인물이다. 이 작가는 할머니가 왜 비비탄총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의문을 품고,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과거를 상상해 가사에 담았다. 손자와 함께 살던 집이 철거될 위기에 놓이고, 손자가 비비탄총으로 철거 용역에 맞서다 다쳐 결국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 작가는 “소설은 이서영 작가님이 썼지만 음악은 제가 쓰는 거니까 어느 정도 제 해석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트랙 ‘슬로우 휠(SLOW WHEEL)’은 이 작가가 딸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든 노래다. 딸의 이름 ‘서윤(舒輪)’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첫 번째 트랙과 같은 코드 진행을 사용해 앨범의 시작과 끝을 연결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소설 속 개 ‘금동이’가 이름을 얻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장면과도 맞닿아 있다.
‘러브 좀비 버스터즈’는 내달 3일 전자책과 음원으로 동시 공개된다. 종이책은 11월 중순 출간될 예정이다.
이수현 작가는 “딸이 살아갈 춘천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은 도시가 되길 바란다”며 “음악과 디자인으로 그 이야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정윤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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