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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더의 언어⑰]"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 수출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와 협력업체 생태계를 창출했다. 특히 품질 중심 경영은 '빠른 추격자'였던 한국 제조업을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리더의 언어⑰]"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 사진=연합뉴스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현대차의 혁신 원칙을 담은 정몽구(鄭夢九)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말이다. 정 명예회장은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경영자로도 불린다.

정 명예회장이 강조해온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영철학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체질을 바꾼 핵심 원칙으로 평가된다. 이 발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그의 '품질경영' 메시지를 집약한 표현으로 꼽힌다.

정 명예회장은 2002년 1월 울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생산과 품질 향상에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품질에 대한 절대적 기준을 제시했다. 이후에도 그는 "품질은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자존심"이라며 타협 없는 품질경영을 반복적으로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들이 종합되며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상징적 문장으로 널리 회자됐다.

이러한 '품질경영' 철학이 등장한 배경에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줄줄이 도산 위기에 몰렸고, 현대차 역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 정 명예회장은 1998년 기아자동차 인수를 결정하며 공격적 구조조정과 품질 혁신을 동시에 추진했다. 품질을 근본 경쟁력으로 삼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 결과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저가·저품질' 이미지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은 2000년대 들어 품질 중심 전략을 통해 급격한 도약을 이뤘다.

정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창업주의 '현장 중심'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시스템화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 생산 기지를 직접 돌며 부품 하나하나를 점검하는 'MK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신차 출시 전 직접 품질을 점검하고, 해외 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생산 공정을 챙기는 등 세밀한 경영으로 유명했다. 또한 자동차뿐 아니라 부품·철강 등 연관 산업을 수직 계열화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함께 강화됐다.

주요 사업 성과 역시 품질경영과 직결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세계 최대 규모 연구개발 체계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나아가 수소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했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 수출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와 협력업체 생태계를 창출했다. 특히 품질 중심 경영은 '빠른 추격자'였던 한국 제조업을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정 명예회장의 철학은 오늘날 현대차그룹의 혁신 비전으로 계승됐다. 과거가 '고장 없는 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따라서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위기 속에서 선택한 생존 전략이자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재정의한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정 명예회장이 남긴 '품질 경영' 원칙은 현재에도 현대차그룹은 물론 한국 산업 전반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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