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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르포] 지구 온도 상승 주범이 '자원'으로 재탄생…여수산단 CCU 현장

저장된 액화 이산화탄소는 순도에 따라 공업용(99.9%)과 식음료용(99.999%)으로 구분되며 ▲조선소 용접용 ▲드라이아이스 등 식음료 ▲시설원예 성장촉진제 ▲반도체 세정 공정 등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의 원료로...

[르포] 지구 온도 상승 주범이 '자원'으로 재탄생…여수산단 CCU 현장

드라이아이스 등 식음료·반도체 세정 공정 등 부가가치 제품 원료로 자원화

매년 약 2만7600그루 느티나무 심는 효과…시장 활성화 등 남은 과제 산적

여수산업단지 내 금호석유화학 CCU 설비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전환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넘어 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관리하는 기술 확보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 등 비발전 부문은 감축 기술 상용화라는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있다. 그렇다고 국제사회와의 약속 이행을 위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 활동을 일제히 멈출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배출된 탄소를 직접 포집해 활용함으로써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 본지는 지난 21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금호석유화학 열병합발전소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을 찾아 CCU 설비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결코 여유롭지 않았다. 설비를 설명하는 관계자의 목소리는 거대한 기계음에 묻혀 쉽게 들리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여야 겨우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산단 특유의 냄새도 코끝을 자극했다. 고무가 타는 듯한 냄새와 함께 쉴 새 없이 가동되는 설비 소음이 뒤섞이며 현장 특유의 생동감이 느껴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높이 약 60여 미터에 달하는 대형 타워 설비가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 주변에 자리한 수많은 파이프라인과 설비들이 촘촘히 연결된 현장 한 가운데선 ‘탄소 포집’ 공정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배기가스서 이산화탄소만 분리…年 7만6000t 포집

금호석유화학은 공장에 필요한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CCU 설비를 구축했다.

해당 설비는 보일러 굴뚝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만을 분리·정제한 뒤 이를 압축·액화해 활용하는 구조다.

이용선 금호석유화학 발전기술팀장은 “이곳에서는 하루 약 22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 후 판매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7만6000t을 포집하고, 이 중 6만9000t을 액화할 수 있는 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매년 약 2만7600그루의 느티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강조했다.

이용선 금호석유화학 발전기술팀장이 CCU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CCU 설비는 ▲냉각기 ▲흡수탑 ▲탈거탑 ▲압축기 ▲냉동기 ▲저장탱크 등으로 구성된다. 열병합발전소 보일러 굴뚝에서 나온 배기가스 일부는 배관을 통해 냉각기로 이동해 온도를 낮춘 뒤 흡수탑에서는 액상 흡수제를 이용해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포집한다.

이렇게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탈거탑으로 이동해 흡수제와 분리되며 분리된 기체는 압축기와 냉동기를 거쳐 액화된 뒤 저장탱크에 보관된다.

해당 설비 구축에는 총 476억원이 투입됐으며 이 중 47억원은 정부 지원을 통해 마련됐다. 핵심인 흡수제는 한국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아민 계열 ‘코솔-6(KOSOL-6)’를 적용하고 있다.

관련해 이용선 팀장은 “설비와 공정은 대부분 국산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지만 흡수제의 원료가 되는 소재는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혼합해 흡수제로 제작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비 운영에 따른 경제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투자 회수 기간이나 단가는 내부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산화탄소의 재탄생…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액화 과정을 거쳐 저장탱크에 보관된 뒤 전용 탱크로리를 통해 외부로 출하된다. 현장에서는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며 출하를 준비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두 개의 저장 탱크는 각 500t씩 총 1000t 규모로, 설비 정비 등으로 생산이 일시 중단되더라도 약 5일간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한 번에 출하되는 물량은 최대 20t 수준이며 차량 한 대를 채우는 데 약 40분이 소요된다고 부연했다.

저장된 액화 이산화탄소는 순도에 따라 공업용(99.9%)과 식음료용(99.999%)으로 구분되며 ▲조선소 용접용 ▲드라이아이스 등 식음료 ▲시설원예 성장촉진제 ▲반도체 세정 공정 등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박재욱 금호석유화학 여수에너지 공장장이 액화 이산화탄소 저장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이 팀장은 “이산화탄소 수요는 계절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는 하절기와 일부 산업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가 성수기”라며 “그 외 기간은 비수기로 분류된다. 이른 기온 상승으로 성수기가 빠르게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산단 한복판에서 가동 중인 이 CCU 설비는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대상’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아직 시장과 제도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경제성 및 수요처 확보 등 관련 시장 활성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탄소중립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이행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CCU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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