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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로봇이 사람 없이도 알아서 척척… 피지컬 AI '무인공장' 국내 첫선

공장 천장에 깔린 레일 위로 반도체 원판(Wafer, 웨이퍼)이 담긴 운반용 상자를 실은 자동 이송장치가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바닥에서는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다른 장비와 동선을 피해 움직인다. 협동 로봇은 부품이 담긴 트레이를 집어 작업 위치로 옮겨놓는다.

로봇이 사람 없이도 알아서 척척… 피지컬 AI '무인공장' 국내 첫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이 개발한 카이로스 공장 현장 시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공장 천장에 깔린 레일 위로 반도체 원판(Wafer, 웨이퍼)이 담긴 운반용 상자를 실은 자동 이송장치가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바닥에서는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다른 장비와 동선을 피해 움직인다. 협동 로봇은 부품이 담긴 트레이를 집어 작업 위치로 옮겨놓는다.

사람이 일일이 설비를 확인하고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로봇들이 알아서 척척 움직인다. 인공지능(AI)이 공장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도 판단해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이 공개한 피지컬 AI 테스트베드 ‘카이로스(KAIROS)’가 공개되면서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며 생산하는 무인공장 시스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4일 카이스트(KAIST)는 공장 안의 로봇과 장비를 AI가 통합 제어하는 피지컬 AI 테스트베드 ‘카이로스’를 공개했다. 카이로스는 AI 시스템을 통해 공장 로봇·장비를 작동시키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공장을 어떻게 구동해야 효율적인지를 계산한다.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이 구축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공장 운영체계를 국산 기술로 통합한 플랫폼으로서 이날 공개된 것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통화에서 “AI가 운영하는 무인공장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비싸고 복잡했던 외국산 공장 운영 소프트웨어·장비 솔루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국산 피지컬 AI 통합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이 개발한 카이로스 공장 현장 시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이 개발한 카이로스 공장 현장 시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 ‘공장의 두뇌’ AI가 로봇들 진두지휘

= 이날 시연에서 공개된 카이로스는 각각의 로봇이 따로 놀지 않고, 통합 운영 시스템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였다. 390㎡ 규모의 공간에서 물류 로봇이 복도 양쪽으로 오갔고, 반도체 생산 라인을 구현한 구역에서는 웨이퍼(Wafer) 이송장치가 자율 주행했다. 또 협동로봇은 조립 작업을, 물류로봇은 천장과 바닥에서 제품·자재 운반을, 휴머노이드 로봇은 창고 정리를 수행했다.

AI는 예외 상황에서도 작업자와 대화를 진행하며 판단했다. 관리자가 화면상 재고와 실제 현장 상황이 맞지 않는다고 질문하자 AI 시스템은 적재 센서 오감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지보수 구역 이동과 매뉴얼 점검 등 후속 조치도 제안했다. 또 안전모 미착용 등 규정 위반이 감지되면 설비 작동을 멈추도록 설계돼 자연어 기반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명령을 수행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카이스트를 방문해 카이로스 시연을 참관하며 “공장 운영 시스템과 물류 최적화를 구현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라며 “AI가 센서로 확인하고 로봇을 통해 움직이며 공정을 조율한다는 점에서 제조업 경쟁력 확보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을 방문해 카이로스 시연을 참관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2번째) (사진=한국과학기술원)

■ 100% 국산 기술로 구현한 무인공장 플랫폼

= 카이로스가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구현·통합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본지에 “센서, 제어기, 로봇, AI 데이터 인프라 등 100% 국산화했다는 점이 향후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이제까지 수억 원대 외산 운영 소프트웨어와 자동화 장비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제조 현장에서 국산 피지컬 AI 기술을 활용하고 산업 주권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장영재 교수팀은 지난 2016년부터 강화학습 기반 대규모 군집 물류 자동화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왔다. 해당 기술은 2019년 카이스트 1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영재 교수는 “2~3년 안에 ‘K-무인공장’ 모델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피지컬 AI를 통한 제조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을 제시하면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월드 모델, 컴퓨팅 플랫폼 등 3대 공통 기반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카이스트와 전북대를 개방형 테스트 환경으로 운영하면서 ‘K-제조 지능형 공장 패키지’ 수출모델 창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광형 총장은 “정부·대학·기업이 연합해 ‘한국형 피지컬 AI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독일·일본 등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피지컬 AI 기반 다크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데 카이스트가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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