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이가 27일 일본 도코나메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넘어져도 주저앉지 않았다. 9살 때 친구의 스케이트보드를 빌려 타며 일본 선수 호리고메 유토를 롤모델로 삼아 선수의 길로 들어섰던 17세 태극전사가 스케이트보드 강국 일본에서 한국의 이 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도코나메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케이트보드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짱이 돋보인 경기였다. 45초 동안 코스를 자유롭게 누비는 ‘런’ 3차례와 단일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는 ‘트릭’ 3차례를 진행한 뒤 각각 최고점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강준이는 런과 트릭 모두 마지막 시기에서 완벽한 기술을 선보였다.
런 1차 시기에서 84.83점으로 준수하게 출발한 강준이는 2차 시기 막판 넘어지며 69.79점에 그쳤다. 하지만 3차 시기 무결점 주행으로 88.45점을 받았다. 본인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백미는 트릭이었다. 1, 2차 시기 모두 초고난도 기술인 백쓰리 힐플립 립슬라이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3차 시기마저 넘어지면 트릭에서 점수를 얻지 못해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2차 시기 후 중압감에 옷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보인 강준이는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마지막 기회에서 완벽하게 기술을 성공한 그는 무려 92.4점을 받으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강준이는 “트릭 3차 시기를 앞두고 ‘여기까지 어떻게 준비했는데 이렇게 끝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관중석에 계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며 “나를 항상 믿어주셨으니 꼭 보답해 효도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듣는 순간 꿈같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말했다.
금메달 신화의 시작은 땅바닥이었다. 고향인 경남 양산시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연습 시설이 없었다고 한다. 금요일마다 새벽 6시 버스 첫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훈련장에서 연습한 후 막차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가는 걸 반복했다. 강준이는 “집에 내려가면 새벽 4시였다"며 "2년 동안 그렇게 생활하고서 부모님께 수도권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부탁드렸고, 그렇게 나를 위해 두 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 만에 정상에 선 17세 소년은 “지금 가장 큰 목표는 LA올림픽에서 1등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코나메=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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