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학대학교 ‘가디언즈(Be·Brave) 서포터즈’(용기한걸음메아리)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가 지난달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동대구역에서 진행한 시민 참여형 예방 캠페인에 참여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제공
마약범죄가 특정 계층을 넘어 청소년과 대학생 등 젊은 층까지 빠르게 확산하면서 지역사회도 예방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에 상담과 치료를 연계하는 예방 중심 정책도 확대되는 추세다.
◇마약범죄 예방, 중독자 재활…범정부 대책 추진
범정부 대책은 마약류 중독자의 중독 발견부터 사회 복귀까지의 관리 강화와 치료·재활 서비스 확대, 마약류 예방 홍보 캠페인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학가 중심의 자율적 마약 예방 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 마약예방활동단(한걸음메아리)을 지난해 20개교에서 올해 40개교로 2배 늘려 운영하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그간 유선 전화 위주로 운영하던 ‘24시간 마약류 핫라인 고민상담 서비스’를 올 3월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도 확대했다.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언제든 전문 심리상담과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역 경찰도 마약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 각 시·도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은 학교별 범죄예방교육을, 청소년경찰학교는 체험형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수성경찰서-대구약사회 MOU
‘마약신고는 1342’ 홍보 합심
스스로 중독 판단 어려운 마약
중·남구보건소, 선별검사 시행
또 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대구시약사회와 피싱범죄 및 마약류 범죄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수성서는 지역 약국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약봉투에 “수상한 액체는 멀리하세요! 마약신고 1342” 등 피싱 및 마약 범죄 예방 문구를 인쇄해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재활 치료를 받는 마약류 중독자들은 일반적으로 이미 위험 신호가 있어도 스스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돕기 위해 대구 중구보건소와 남구보건소는 익명 마약류 중독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마약류 중독자를 치료하는 권역치료보호기관 확대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문 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권역치료보호기관을 2곳 추가 지정해 전국 11곳으로 확충했다. 현재 9개 권역에 11곳이 있으며 대구·경북권역에선 대구 동구 대동병원(25개 병상)이 지정·운영 중이다. 지역치료보호기관까지 합하면 전국에는 32곳, 대구·경북에는 대구의료원(2개 병상), 포항의료원(3개 병상)을 더해 3곳이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와 하이트진로 특판대구지점은 소주병 라벨을 활용해 “마약 문제로 힘들 땐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1342”, “당신의 일상 사이, 24시간 통화내용 비밀보장” 내용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예방-치료-재활 연계, 인력난은 문제” 대구함께한걸음센터
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함께한걸음센터는 예방-치료-재활을 연계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독자의 재발 방지와 건강한 사회복귀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일반 시민, 유아·청소년, 취약계층, 군인 등 16만여명을 대상으로 마약류 폐해 및 위험 예방교육을 시행했다. 전체 교육 횟수는 3천448회로 기록됐는데 이는 2024년 2천166회에 비해 약 59.2%가 늘어난 것이다.
마약류 중독자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재활프로그램도 활발하다. 프로그램은 초기 상담 및 사례 관리 등으로 이뤄진다. 대구함께한걸음센터는 지난해 1천535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이행해 이 또한 2024년(936명) 대비 약 6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훈 센터장은 “센터는 마약류 근절을 위한 예방 강화와 지역사회 거버넌스 구축, 위험 취약 대상 맞춤형 관리와 회복 지향 재활, 마약류 중독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사회재활과 통합 사례 관리를 핵심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며 “센터에 직접 오기 힘든 분들을 위해 저희가 현장으로 찾아가는 기관 방문형 재활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구센터의 가장 큰 강점으로 검찰, 보호관찰소, 교도소, 교정시설 등 여러 기관과 회복의 연결망을 만드는 지역 거점 허브인 점을 꼽았다. 또 각 교육기관, 군부대, 학교 밖 청소년 관련 기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한 사법-치료-재활 연계 프로그램도 강조했다.
그는 “대구센터의 연계사업은 단순한 기관 간 협조를 넘어 한 사람의 회복이 실제로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만드는 지역사회 기반 통합지원 체계”라며 “시민과 가장 가까운 생활 현장에서 고위험군을 더 빠르게 발굴하고 조기 개입으로 연결하기 위한 연계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막중한 책임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함께한걸음센터는 인력난에 처해 있다. 지난 2023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퇴사율이 2019년 기준 64%로 높고 인건비 문제도 따르는 점이 지적됐다.
이정훈 센터장은 “전국 센터들 대부분 상황은 비슷하며 지역사회 마약류 문제의 확산 속도를 고려해 보면 인력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인원 수만이 아니라 현장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 안정적인 재활 인프라 및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 등을 함께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각했다.
마약류 중독자들은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더라도 원래의 환경으로 돌아갔을 때 관계 문제, 생활습관,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마약류에 다시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센터는 초기 개입과 병식 형성을 위한 동기 강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센터장은 “필로폰이나 대마 등 기존의 불법 마약류 중독과 더불어 최근에는 펜타닐,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남용이 무분별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마약퇴치운동본부와 더불어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함께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가도 마약범죄 예방 홍보
대구과학대, 서포터즈 발대
SNS 홍보·교육·캠페인 등 진행
올해 전국 40개 대학 참여 예정
◇대학가에서도 마약범죄 예방 홍보…대구과학대 서포터즈
대학가에서도 마약범죄에 대한 예방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대구과학대학교가 올해 처음 ‘가디언즈(Be·Brave) 서포터즈’(용기한걸음메아리)를 꾸려 예방 홍보에 나섰다.
간호·보건계열 등 학생 20여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는 또래들의 눈높이에 맞춘 예방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 홍보, 캠퍼스 교육, 시민 대상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전국적으로는 40개 대학이 대학생 마약류 예방교육 운영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 활동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들의 활동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시민들의 눈에 잘 띄게끔 이어진다. 가디언즈(Be·Brave) 서포터즈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가 지난달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동대구역에서 진행한 시민 참여형 예방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마약류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대구함께한걸음센터 직원을 비롯해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동대구역 직원, 대구시, 하이트진로 대구지점, 대구청소년복지시설협회, 용기한걸음메아리 대학생 서포터즈, 예방교육 강사, 회복자 자원봉사자 등 약 40여명이 참여했다.
단순히 홍보물을 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약류 모형 전시, 예방 퀴즈, 응원 메시지 작성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마약 문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24시간 운영되는 ‘1342 마약류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상담과 재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적극 안내했다.
전문가들은 마약범죄가 일상 가까이 스며든 만큼, 처벌 강화와 함께 예방교육과 조기 상담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호기심이나 단순 권유로 시작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과 지역사회 차원의 관심이 마약 없는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김영식 대구과학대 입학학생처장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약 노출 위험이 커지는 만큼 대학이 예방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예비 보건의료인들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또래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 없는 청정 캠퍼스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로 예방 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캠페인과 SNS 홍보, 예방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용규·김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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