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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디지털 경제 지각변동] ⑬ '소버린 AI' 넘어 'AI 서비스'가 승부처

초기 5개 정예팀으로 시작했으나, 1차 평가 과정에서 국내 대표 주자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엔씨소프트(NC AI)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초기 학습 데이터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며 기술적...

[디지털 경제 지각변동] ⑬ '소버린 AI' 넘어 'AI 서비스'가 승부처

인공지능 고속도로를 달릴 ‘킬러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해 'AI서비스 주권' 바로 세워야

유니콘 기업이 된'젠스파크'는 파운데이션 모델 영리하게 활용해 에이전트서비스 집중

에이돌론(Eidolon) 은 서비스 주권의 '선발주자' … 사용자에 '최적화한 서비스' 고안해

광고의 소비권력 플랫폼 운영사서 소비주체 소비자에 돌려 주는'패러다임의 전환' 시동

K팝 기획사들도 틱톡이나 유튜브에 빼앗겼던'데이터 주권' 되찾아올 수 있는 기반 마련

국가 대표 ' AI 서비스 선발전 ' 정부에 제안… 스타트업과 창의적 개인들에 참여 기회를

미래 어느 날, 소버린 AI 통제 센터에서 데이터 주권과 글로벌 인프라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전문가들이 협업하고 있다. 상황판에 구현된 지능형 네트워크는 외부 의존을 최소화한 독자적인 디지털 생태계의 실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나노바나나) 생성.

[이코노텔링 특별취재팀] 디지털 대전환의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해온 소버린 AI(Sovereign AI) 정책은 국가적 자존심과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담대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이라는 하드웨어적 성과가 곧 글로벌 비즈니스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제 우리는 소버린 AI라는 든든한 초석 위에, 전 세계 시장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서비스 중심의 에이전트 경제를 설계해야 한다.

인프라 주권을 넘어 서비스 주권으로 나아가는 길만이 진정한 AI 강국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이다. (편집자 주)

소버린 AI의 여정: 디지털 영토를 지키기 위한 고독한 투쟁

대한민국의 소버린 AI 정책은 글로벌 빅테크의 알고리즘 종속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겠다는 전략적 필요성에서 태동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독자 인공지능 기초 모형 개발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정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는 박정희 정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정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이어 100조 원을 투입해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초기 5개 정예팀으로 시작했으나, 1차 평가 과정에서 국내 대표 주자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엔씨소프트(NC AI)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초기 학습 데이터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며 기술적 자립도에 대한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이는 LLM 구축이 단순히 자본의 문제를 넘어 고도의 기술적 정합성과 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영역임을 방증했다.

현재 정부는 이러한 시련을 딛고 LG, SKT, 업스테이지, 그리고 최근 새롭게 합류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를 중심으로 한 4대 컨소시엄 체제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오는 8월 2차 평가를 통해 3개 팀을 선별하고, 올해말 최종적으로 2개의 국가 대표 모델만을 집중 지원 대상으로 확정한다는 엄정한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이와 동시에 추진된 AI 하이웨이 정책은 전국 단위의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를 확충하여 누구나 AI 연산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물리적 망 구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AI 일상화 정책은 공공, 의료, 산업 전반에 AI를 보급하여 국민이 체감하는 디지털 복지를 실현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는 미래 경제를 지탱할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물리적 기반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나라를 대표하는 LLM(거대언어모델)을 갖는 소버린 AI 구상은 중요하고 또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LLM은 인프라일 뿐이다. 그 인프라 위에서 꽃을 피우는 비즈니스가 없다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서비스 주권을 확보하고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 패권을 다투려면 AI 서비스 분야를 키우는 노력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미지=제미나이(나노바나나) 생성.

그래봐야 세계 11위···인프라가 곧 비즈니스는 아니다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냉정한 현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 AI 시장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들이 2026년 한 해에만 집행할 투자 금액은 수천 조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이 5년에 걸쳐 투자할 100조 원은 이들이 하는 찰나의 베팅보다 적을 수 있다.

현재 독자적인 초거대 AI 모델(Foundation Model)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한국, 프랑스, 일본 등으로 손에 꼽히며, 대한민국은 모델 수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당당히 세계 3위(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LG 엑사원, KT 믿음, SKT 에이닷 등)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지표를 들여다보면 위기감이 적지 않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의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의 종합 순위는 6위에 달하지만, 인재 역량은 12위, 연구 역량은 12위에 머물러 있다.

더욱 뼈아픈 수치는 모델의 질적 성능이다. 글로벌 AI 성능 분석 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국산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LG의 엑사원 4.0조차 세계 11위에 랭크되었다.

이는 우리가 소버린 AI라는 인프라 구축에만 모든 예산과 에너지를 올인한다면, 결국 세계 11위권의 성능을 가진 모델을 보유한 인프라 국가에 머물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아무리 넓고 훌륭한 고속도로를 닦아 놓아도, 그 위를 달릴 고부가가치의 차량과 물류가 없다면 도로는 막대한 유지비만 소모하는 짐이 될 뿐이다. 우리가 글로벌 퍼스트무버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LLM 모델 크기 경쟁에만 매몰된다면, 이는 싸우기도 전에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다.

인프라 주권을 확보한 이후, 그 인프라를 사용하여 어떤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서비스적 고찰이 부재하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데이터 '소작농'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에이전트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서비스 주권 국가의 탄생

따라서 대한민국에게 주어진 시대적 명제는 명확하다. 인프라 구축 작업을 지속하되, 동시에 그 위에서 구동될 AI 서비스, 즉 AI 에이전트 비즈니스들을 쏟아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이미 모델 경쟁에서 에이전트 서비스 경쟁으로 급격히 피봇팅하고 있다.

최근 단 1~2년 사이에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젠스파크(Genspark)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젠스파크는 자신들이 직접 거대 모델을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의 강력한 파운데이션 모델들을 영리하게 활용하여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에이전트 서비스에 집중했다.

모델을 소유하는 것보다 모델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일상을 장악하는 것이 더 큰 권력임을 간파한 것이다.

우리가 이 특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살펴본 에이돌론(Eidolon)은 바로 그 서비스 주권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에이돌론은 무거운 LLM을 직접 소유하려 들기보다, 로컬 단말기에 탑재되는 날렵한 sLLM(소형 LLM 모델)과 서버 에이돌론을 이원화하여 사용자에게 가장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 LLM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사용자 개인의 주관적 성향 데이터를 객관화하여 실질적인 구매 대행, 광고 대응, 데이터 자산 거래까지 수행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특히 지난 스타노믹스 연재에서 보았듯 에이돌론 모델이 제대로 활용되면 K팝 기획사들은 틱톡이나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에 빼앗겼던 데이터 주권을 온전히 되찾아올 수 있다.

그동안 기획사들은 자체 오리지널 IP를 가지고도 트래픽을 빅테크에 상납하는 데이터 소작농 신세를 면치 못했으나, 에이돌론을 통해 팬덤을 자체 플랫폼에 직접 연결하는 순간 전 세계 상업 인프라를 통제하는 거대한 플랫폼 주권자로 독립할 수 있게 된다.

에이돌론 경제학···서비스가 창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에이돌론은 사용자의 취향, 가치관, 심리적 요소까지 반영하여 생성되는 AI 분신이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니라, 사용자의 메타인지를 더해 AI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통제를 통해 신뢰도 높은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특히 에이돌론의 초격차 개인 성향 분석 모듈인 WMI(Within Mind Type Indicator)는 고정된 성격 유형을 넘어 내면에 내재된 유동적인 성향까지 도출해낸다.

이를 통해 에이돌론은 사용자의 성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관계 속 갈등을 예방하고 최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시하는 등 인간관계 조율이라는 새로운 AI 서비스 영역을 개척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에이돌론은 압도적이다. 사용자가 소비 계획을 설정하면 분신인 에이돌론이 판매자의 구매 제안과 타깃 광고를 대신 검토하고 소비한다. 에이돌론이 정보 1건을 열람할 때 수신료를 받는 구조는 사용자에게 별도의 노력 없이도 월 수십만 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경제 활동을 선사한다. 이는 광고의 소비 권력을 플랫폼 운영사에서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광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또한 AI 전용 소비 신용등급을 부여받아 독자적인 투자와 결제 권한을 행사하며, 사용자의 정보 자산 가치에 따라 조건부 신용 대출을 실행한다. 이것이 바로 인프라 구축의 결과를 실제 국부로 환전해내는 서비스 주권의 실체다.

'국가 대표 AI 서비스 선발전'을 제안하며

AI 일상화의 진정한 완성은 모든 국민이 자신만의 유능한 디지털 분신인 에이돌론을 한 명씩 곁에 두고, 그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데이터 자산으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세상이다. 정부가 닦아놓은 AI 하이웨이 위를 이러한 혁신적인 에이전트 차량들이 가득 메울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AI 주권은 완성될 것이다.

이에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거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인프라 구축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 투입으로도 엄청난 경제적 파급력을 낼 수 있는 '국가 대표 AI 서비스 선발전'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

대형 기업 위주의 참가 자격 제한을 철폐하고,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스타트업과 창의적인 개인들이 그들의 괴짜적인 인문학적 사고로 새로운 비즈니스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생성형 AI가 경쟁적으로 발전하면서 에이전트 모델을 활용해 누구라도 쉽게 AI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활짝 열려있다.

민간의 창의력이 발굴될 수 있는 새로운 레고 경제 생태계(Lego Economy Eco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거대 인프라를 처음부터 직접 만들지 않아도, 민간이 개발한 다양한 AI 서비스 블록들을 레고처럼 자유롭게 조립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모듈형 경제 구조를 의미한다.

5,000만 국민의 집단지성이 각자의 에이전트 블록을 만들고 이를 결합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AI 주권은 완성될 것이다. 인프라의 주권을 넘어 서비스의 주권을 확보한 나라만이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로 기록될 것이다.

<본 기사에서 다루는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각 개인의 투자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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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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