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소송전 대구시 승소…법원 “철거 안 해도 돼”

동대구역 광장에 2024년 12월23일 박정희 동상이 설치돼 있다.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소송전 대구시 승소…법원 “철거 안 해도 돼”

시설물 설치·사용·관리권 인정

동대구역 광장에 2024년 12월23일 박정희 동상이 설치돼 있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동상의 적법성을 놓고 찬반 논쟁이 거센 만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권준범)는 1일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구조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동상 건립 무렵 대구시에게 동대구역 고가교(광장 등)에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고 이를 관리·운영할 수 있는 사용권 내지 관리권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원고인 국가철도공단 역시 대구시가 광장 사용권 또는 관리권을 갖고 있음을 용인해왔다고 판단했다. 광장 완공 후 박정희 동상이 건립되던 약 7년간 대구시가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고 관리했지만 철도공단 측이 의견을 제시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대구시가 동대구역 고가교 완공 무렵부터 이미 실질적인 소유자처럼 이를 전적으로 사용, 관리했던 사실 등이 다수 확인된다”며 “철도공단이 고가교 상부 광장 완공 전 반복해서 각종 시설물의 총괄적인 설치와 유지·관리 의무가 대구시에 있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정희 동상이) 정치적 논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선별적으로 대구시의 사용·관리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동상으로 인해 동대구역 고가교 구조나 안전상 위험이 발생해 철거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 때인 2024년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약 6억원을 들여 높이 3m 박정희 동상을 설치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1월 동상 설치의 불법 여부를 가리기 위해 대구시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철도공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구시가 동상을 설치하기 전 광장 소유권이 있는 공단에 사전 검토 및 승인을 받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라는 점을 부각해왔다. 그러나 대구시는 박정희 동상 설치 이전에도 동대구역 광장에 다수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사실상 관리 주체였다고 맞서왔다.

1심 판결이 나자 대구지법 앞에서는 동상 철거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환호했다. ‘박정희대통령 동상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 대구지법에 동상 존치를 촉구하는 시민 3만602명분 서명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상 설치에 반발하며 철거를 촉구해왔던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논평을 내고 “법적·역사적 정의를 외면한 판결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대구역 광장은 국가철도공단이 소유한 국유지로, 지자체가 국가기관과의 적법한 협의나 점용 허가 없이 위력으로 동상 건립을 강행한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