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피지컬 AI 혁신 어워드를 비롯해 NPU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AI) 유니콘 기업 딥엑스가 발열 통제, 저비용, 전송 효율에 초점을 두고 차기 NPU인 DX-M2 개발에 나선다. 오는 하반기부터 차차기작인 DX-M3 개발도 시작할 예정인 딥엑스는 거대 파트너인 삼성 파운드리,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바이두 등과 함께 피지컬 AI·온디바이스 시장의 거대 공룡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딥엑스는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DX-M1 칩을 비롯한 피지컬 AI 비전과 DX-M2·DX-M3 개발 스케줄을 발표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메모리 시장에서도 2030년 즈음 메모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계가 피지컬 AI가 될 것이라 예상 중”이라며 “피지컬 AI는 연산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까지 창출하게 되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PU를 비롯한 딥엑스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미국 팔로워 아닌 韓 출신 퍼스트무버 꿈꾼다
딥엑스가 강조한 부분은 전성비와 발열 차이다.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대략 800달러가량 하는 젯슨 오린 대비 가격을 2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딥엑스 측의 설명이다.
이날 김녹원 대표가 공개한 딥엑스 DX-M1 칩의 전력 효율은 약 498.3 FPS/W, 평균 전력 소비는 2~3W로 엔비디아(161.0 FPS/W), 퀄컴 스냅드래곤(98.4 FPS/W)보다 높은 전성비를 기록했다. 동시에 전력 소비는 엔비디아, 퀄컴 등 빅테크 대비 절반 수준의 효율을 보였다.
14일 딥엑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비전을 발표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김 대표는 “1990년대 인텔이 시가총액 1위의 회사였지만 CPU가 뜨거워지는 문제가 있다 보니 배터리가 빨리 닳고, 그 틈을 타 미지근한 Arm CPU가 파고들면서 모바일 컴퓨팅이 시작됐다”며 “엔비디아가 마찬가지로 현재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초강성이지만, 데이터센터 밖에서는 발열, 배터리 등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초저전력 AI 반도체를 연구하는 딥엑스에게 기회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부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8월 꼽은 국가 AI 대전환을 위한 15대 선도 프로젝트 안에서도 딥엑스는 피지컬 AI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도 주행거리가 50km, 10km면 의미가 없고 방산 미사일 역시 발사 오발이 나면 무의미하다”며 “다크팩토리 역시 사람이 있으면 온도 조절이 가능하나 사람이 없는 스마트팩토리라면 공장 환경이 60~100도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등 핵심 산업들이 모두 초저전력 AI 반도체 기술을 요구하고, 발열 성능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딥엑스가 여러 가지 폼팩터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오피스에서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DX-M1 다이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딥엑스는 DX-M1의 발열을 낮춘 비결로 아키텍처를 꼽았다. 동일 패턴의 행렬 연산을 대량 처리하는 구조로 연산 유닛과 온칩 메모리를 배치해 D램 왕복을 줄여 I/O 전력과 그에 따른 발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딥엑스 측의 설명이다. 클럭·전압을 낮게 가져가며 더 적은 데이터 이동·연산으로 동일 성능을 구현해 시스템적으로 발열이 낮아지게 된다.
적은 발열과 저전력의 또 다른 요인은 작은 다이다. 설계 공정과 파운드리 차이로 인해 직접 비교는 어려우나, 설계도 사이즈를 동일하게 놓고 가정할 경우 딥엑스 칩의 다이가 2.15배 작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업도 기대 포인트다. 5나노 공정에서 DX-M1으로 성과를 낸 딥엑스는 2나노 공정을 시작하게 된 첫 국내 상용 기업이 됐다. 삼성 파운드리 2나노는 저전력·고성능용 첨단 공정으로, 트랜지스터 구조가 2나노로 내려가며 누설전류를 더 줄이고 같은 전압·전력에서 더 높은 클럭·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5나노 공정으로 만든 칩과 2나노 공정으로 만든 칩은 같은 아키텍처라도 2나노가 더 작고,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물리적인 트랜지스터 구조와 공정 자체가 한 단계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5나노보다 2나노가 20~30% 이상 클럭·코어 수·NPU TOPS 등 성능을 낼 수 있다고도 꼽힌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오피스에서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DX-M2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김 대표는 “DX-M2 공정을 설계할 때 5나노로 만들었다면 10W 이상 전력 소모가 있었을 텐데, 2나노를 사용하면 5W 밑으로 내릴 수 있다고 보여 2나노 공정을 최대한 시도했다”며 “삼성 파운드리 측면에서도 5나노를 양산해도 수율이 90%가 나오는 만큼 2나노 수율을 돌파한다면 상호 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현재 딥엑스는 DX-M1, DX-M2 제작·개발을 모두 삼성 파운드리에서 진행 중이다. 딥엑스·삼성 파운드리·가온칩스 3자 구조로 설계·양산을 추진 중이며 삼성 2나노 라인에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8년이 되면 데이터센터 산업 CAPEX는 약 4880억달러(약 722조6792억원), 전기세를 포함한 OPEX 등은 2770억달러(약 410조1539억원)까지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AI가 폭증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역할이 작아지진 않겠지만 전력 수급은 물리적 한계가 있기에 온디바이스만이 할 수 있는 AI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DX-M3 연구 시작… 시스템 반도체 대기업 향한 걸음 내딛는다
딥엑스는 차기작 DX-M2가 오는 하반기 자신들의 손을 떠난다고 표현했다. 디자인하우스를 거쳐 파운드리 공정에 들어가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곧바로 다음 칩인 DX-M3 개발에 나설 예정인 딥엑스는 2028년 8mm×5mm 크기에 100달러 이하 비용으로 칩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08년에 IBM 로드러너라는 제품이 처음으로 슈퍼컴퓨터 1페타바이트 연산능력을 돌파했는데 당시 가격이 약 2000억원(약 133밀리언달러) 수준이었다”며 “20년 뒤 딥엑스가 이 1페타바이트 AI 연산력을 가진 칩을 손톱보다 작게 만들 것이고 그 칩의 전력 소비량은 20W 이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판교오피스에서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DX-M3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어 DX-M3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으로 운반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고성능 휴머노이드 등 온디바이스와 피지컬 AI 영역을 꼽으며, 이들이 요구하는 연산력의 다양성은 1페타바이트에서 8페타바이트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또 DX-M3는 시스템 다이 컴퓨터 바깥에서 1개에서 8개까지 마음대로 떼고 붙일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미 DX-M1을 비롯한 제품들은 방산, 관제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납품되고 있다. 딥엑스 고범석 이사는 “고객사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자폭 드론, 유도 무기 등 방산 분야가 동일하게 저전력·저발열을 요구하다 보니 군을 비롯해 방산, 관제에서 논의가 굉장히 많다”며 “DX-M1의 경우 LPDDR5를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다양한 공급사로부터 받고 있어 메모리 쇼티지에 대한 부족이나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딥엑스 강상균 국내영업총괄도 “AI CCTV 등 관제 분야에 칩을 접목시키고 있다”며 “기존 CCTV가 단순히 보여지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AI 기능이 보고 판단하고 액션까지 취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군 부대의 경우 부대 보안을 위해 야간 혹은 주말에 당직병·당직사관 등이 부대 CCTV를 감시하는 임무가 존재하는데, 칩과 기술이 보편화될 경우 해당 임무에도 AI CCTV가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과의 협력 성과도 예고했다. 김 대표는 “3년 전부터 여러 알고리즘을 포팅, 개발하며 협력해 왔다”며 “DX-M2 출시와 함께 피지컬 시스템 핵심 알고리즘인 비전 언어 행동 모델(VLA)과 비전 언어 모델(VLM)을 로봇에 적용해 가시성을 확인하는 내용이 조만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월 로봇 파운드리 사업을 공식화하며 향후 5년간 125조원을 투자하고 그 중 50조원 이상을 피지컬 AI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딥엑스 DX-M1 칩이 내장된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매출 전망치에 대해서는 제품 판매 및 발주 주문(Purchase Order) 첫해인 만큼 정확한 전망 공개가 쉽지 않다면서도 올해 매출은 4000만달러(약 592억원)를 목표로 하고, 이 중 제품 매출로 2500만달러(약 370억원)를 달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IPO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 대표가 NYSE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 미팅을 진행했고 밸류에이션 평가를 비롯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작을 위한 자금 조달 차원에서도 IPO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원진은 현재 IPO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조영호 딥엑스 CFO는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해외, 국내 모두 IPO 주관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대표 주관사나 공동 주관사는 펀딩이 마무리되면 바로 선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상장에 앞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상업적 실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은 CPU, GPU 시대에 외산 기술에 완전히 종속돼 천문학적 로열티를 물어온 뼈아픈 과거가 있는 국가고, 작년만 해도 퀄컴에 납부한 돈이 10조원이 넘는다”며 “한국 기업도 시스템 반도체 업체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CPU·GPU 시대 기술 종속 구조를 피지컬 AI 시대에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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