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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불법 대부'라는 폭풍의 언덕에 선 이재명 그리고 정성웅

이후 금감원 검사국에서 근무했고 ▲ IT업무실 팀장 ▲ 거시감독국 팀장 ▲ 저축은행서비스국 팀장 ▲ 공보실 국장 등을 지냈다. 특히, 금감원이 민생금융보호를 위해 칼을 빼들었던 성공적 케이스로 지금도 회자되는...

[데스크칼럼] '불법 대부'라는 폭풍의 언덕에 선 이재명 그리고 정성웅

불법 대부 관행적 명칭 사용한 대통령, 대부금융협회 입장 천명대로 소송 대상인가?

민생 금융 생각한다는 내심은 같지만...표현상 오해로 인생 뒤틀리는 고통 피할 책임 모두에게

영국 소설 '폭풍의 언덕'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낡았다'며 외면받는 대신 여전히 애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차례 영화화된 바 되기도 했는데 단순히 매력적인 악역을 창조해 낸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간사의 오해와 이에 대한 복수심의 풀리지 않는 문제 그리고 이를 동력 삼아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이 강하지 않나 생각된다.

천애고아 히스클리프는 언쇼 집안에 얹혀 성장하는데, 어려서부터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주인집 딸 캐서린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어느날,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넬리에게 "천하고 가난한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면 내 품위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을 엿듣고 충격을 받아 그 길로 집을 나간다. 이후, 크게 성공해 언쇼 집안 사람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캐서린이 정말 하려던 말은 "그럼에도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와 나의 영혼은 같은 것이다, 에드거와 결혼해 그의 돈으로 히스클리프를 구제할 것이다"였는데 앞부분만 듣고 뛰쳐나갔으니 공교롭다고 단순히 표현하기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캐서린의 진정한 속내는 "히스클리프가 없는 천국에서 사느니 히스클리프가 있는 지옥을 택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잘못된 언어 전달(이해)이 가져온 비극은 참으로 크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이치는 비단 한국에만 통용되는 건 아니다. 아울러 '쉽고 정확히 의사 전달을 해야 한다'는 필요 또한 동서고금에 공통되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 중에 불법 사금융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최소한의 법적 규제 틀마저 벗어나 폭주하는, 고리대를 넘어 초고리대를 짜내는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빌린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며 강력한 응징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이라는 현행 법리상 적확한 명칭 대신, 관행대로 '불법 대부'로 표현한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법이 바뀌었음에도 특히 지난달부터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명칭을 정확히 사용하지 않아 정식 대부업계에서 도매금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강경한 대응에 나선 바 있어서다. 대부금융협회는 민·형사상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이런 관행적 명칭 답습을 했으니, 이번 문제로 이 대통령까지 소송 내지 항의 대상이 될지 시선을 주지 않을 수 없는 것. 새삼 대부금융협회의 불법 대부업 명칭 죽이기 전쟁에 시선몰이를 청와대가 해준 격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런 터에 새삼 '강단있는 전관' 정성웅 대부금융협회장의 '이름전쟁' 의도와 그의 캐릭터, 지난날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1962년생으로, 마산 중앙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로 유학 온 전형적 지방 수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신용관리기금에 입사하면서 금융 영역과 인연을 맺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시대에 접어들며 금융관리감독체계가 변화할 때 즉, 1999년 여러 감독기구가 합쳐져 금융감독원이 설립되던 때 합류, '창립멤버'로 분류된다.

이후 금감원 검사국에서 근무했고 ▲ IT업무실 팀장 ▲ 거시감독국 팀장 ▲ 저축은행서비스국 팀장 ▲ 공보실 국장 등을 지냈다.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이 명칭 오용 문제로 사실상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작년 연말 한 세미나에 참석한 정 회장의 모습이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사진DB]

특히, 금감원이 민생금융보호를 위해 칼을 빼들었던 성공적 케이스로 지금도 회자되는 조직모델에서 활약한 기록도 풍부하다. ▲ 불법금융대응단 선임국장 ▲ 금융소비자보호 부원장보를 지낸 것. 즉, 30년 넘게 금융감독자로 근무한 데다 불법 사금융 등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함께 강력한 규제 경험까지 갖춘 노력한 전문가다.

이번에 명칭 이슈를 놓고 불법 사금융이 불법 대부업으로 어물쩍 도매금으로 묶이는 상황을 정조준한 것도 협회 수장인 그의 이런 바탕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2021년 한국기업데이터의 부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를 놓고 낙하산 논란, 친문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이호동 당시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대거 중용했다는 소리가 나온 것. 고한석 당시 감사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고 이양훈 당시 상무는 청와대 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 경험이 있었다. 특히 부사장 보직을 신설해서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정성웅 현 대부금융협회 회장을 앉혔다. 정 부사장은 전해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산중앙고 동창이라는 인연이 있어 이 같은 발탁이 이뤄졌다는 후문도 있었다.

그랬던 그가 2024년 봄, 윤석열 정부가 한창이던 때 금융대부협회 수장으로 새롭게 착좌하자, 작은 화제가 됐던 것.

요약하자면, 그가 '한국기업데이터를 거치면서 낙하산 논란을 씻고, 일을 잘 하면 어디 출신이고 누구와 가깝고와 큰 문제가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켰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정부가 계엄 논란 혹은 셀프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로 좌초하자 갑자기 대선이 치러져 정부가 바뀌는 상황이 연출됐다. 협회 수장을 맡고 있던 그로서도 새 정부의 정책 기조 맞추기 등에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정 회장은 업권이 실력자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불편해지는 상황에 말려들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2025년 6월 대선이 끝나고, 9월 29일에 부산에서 출범 협약식이 거행될 것이라는 구체적 시간표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러던 중 차질이 빚어졌다. 9월 17일 오후 들어 다시 일정과 장소를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는 연체 채권 매입가율 등 이견으로 대부업계 등 협약 대상들 일각에서 불만을 제기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대부업계는 이후 당국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된다. 당국이 새도약기금 참여 우수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은행권 차입 기회를 열어주는 등 참여 유인을 강화한 데 따른 화답일 수도 있다. 어쨌든 대부업권은 장기 연체채권 문제에서 전향적으로 당국 그림에 협조, 2차 매입과 3차 매입에서 상당한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채권액 기준 1993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카드(7897억원)와 캐피탈(2592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처럼 친문과 친윤 어느 쪽 이름표에도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해오던 정 회장이 대부금융협회에 버티고 있기에 단체의 활동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번 불법 대부업이라는 낡은 이름,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고 그로 인해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대부업권 관계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잘못된 명칭과의 전쟁이라는 거북한 문제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평.

한국은 현재 미증유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단순히 대부업계가 불법 사금융과 이름 전쟁을 한가하게 벌이는 국면이 아니다. 서민 금융이 너무도 팍팍해진 터라 은행, 2금융권에 대부업권까지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될 처지. 이런 터에 법리상 정확한 명칭마저 잠식해 가며 뿌리를 뻗고 있는 불법 사채업과의 이름 전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야말로 '폭풍의 언덕'에 선 정성웅 회장으로서는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이름 한 번 잘못 거론한 이재명 대통령을 정말 소송 대상으로 삼느냐의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 한 마디 오해로 인생항로가 바뀐 히스클리프와 주변인들과 불법 사채업에 말려들어 눈물짓는 서민층의 고통은 어느 쪽이 크고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말은 잘 들어봐야 하지만, 일단 정확히 하는 것도 동시에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민생금융을 생각한다는 같은 고지에 함께 서 있는 정 회장과 이 대통령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청와대로서는 혹시 이번 문제로 대부금융업권이 취하는 태도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심은 무엇인지, 서로간에 생각해 보면 된다. 둘 다 상처받는 일 없이, 소설과는 달리 해피엔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칭 전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리즈 2번째 기사, < ['불법 대부업' 죽이기] 대부금융협회 강단있는 '正名운동, '이자제한법 강화' 기류 꺾을까>, 4번째 기사 <['불법 대부업' 죽이기] 강단있는 '전관' 정성웅의 '이름전쟁', 임승보 억울함 씻어낼까>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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