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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기업 다닐 때 연봉, 3일 만에 벌었어요” 국세청도 골머리…4년 새 18배 커진 ‘이 시장’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ENA·SBS플러스 ‘나는 솔로’ 20기 정숙으로 출연한 이은율 씨. ENA ‘나는 솔로’ 유튜브 캡처

“대기업을 그만두고 단 3일 만에 공구 하나로 직장 다닐 때 연봉을 벌었어요.”

지난 7월 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이야기다. LG전자 재직 당시 약 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는 그는 인플루언서로 전향한 뒤 공동구매 한 번으로 과거 연봉에 맞먹는 돈을 벌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SNS 공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정작 과세당국은 실제로 얼마가 오가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년 만에 소득 18배…‘공구’는 어떻게 돈 벌까

2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SNS 마켓업’을 주업종으로 신고한 사업자의 사업소득은 333억6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7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8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자 수도 287명에서 1838명으로 6배 이상 늘었다.

SNS 마켓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직접 판매하거나 구매를 알선·중개해 수익을 얻는 사업을 말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방식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공구(공동구매)’다.

인플루언서가 일정 기간 자신의 SNS에서 직접 사용해본 제품의 후기나 장단점,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구매 링크를 공개한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 질문에 답하면서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소비자는 평소 팔로우하며 신뢰해온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참고할 수 있고, 일반 판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이나 추가 구성품·사은품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구를 찾는다.

판매업체에게도 매력적인 방식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는 공동구매 매출의 약 10~30%를 수수료로 받는다. 1억원어치가 팔렸다면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하는 셈이다.

비용이 적지 않지만 제품 판매와 상관없이 광고비를 먼저 지불하는 일반 광고와 달리, 공구는 실제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가 결정되는 ‘성과형 판매’에 가깝다. 특히 인지도가 낮아 대형 유통업체 입점이나 대규모 광고가 어려운 중소 브랜드에는 짧은 기간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전문 플랫폼까지 등장했다. 팔로어 수뿐 아니라 성별·연령대, 게시물 평균 조회 수, 좋아요와 댓글 등 참여율, 과거 광고 성과를 분석해 상품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연결하고 콘텐츠 제작부터 판매 실적 측정, 수수료 정산까지 대신하는 식이다.

DM으로 주문받고 계좌이체…국세청도 “세원 관리 한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시장이 커질수록 과세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SNS에서 이뤄지는 거래 방식이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주문과 결제 정보가 플랫폼에 남고 신용카드 매출전표나 현금영수증 등 거래 기록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NS 마켓은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상품을 홍보한 뒤 DM이나 메신저에서 주문 조건을 정하고 계좌이체로 돈을 받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경우 게시물만으로는 실제 몇 개가 팔렸는지, 얼마가 오갔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판매자가 매출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다면 세금계산서·신용카드 매출전표·현금영수증 등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인해온 기존 과세 체계에서 거래를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도 이 같은 한계를 인정했다. 국세청은 문 의원실에 “거래 당사자 간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 등의 제보를 통한 개별 거래자료 수집 이외에 직접적인 세원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SNS를 통해 물건을 판다고 세금 신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반복적으로 SNS에서 판매나 중개 활동을 하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SNS 마켓 사업자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의 재화 등을 판매하면서 1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며, 미발급 시 해당 금액의 2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포상금 제도를 활성화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 과세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문 의원은 “성실하게 신고하는 사람만 손해 보는 구조가 굳어지지 않도록 새로운 거래 방식에 맞는 자료 수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구가=최저가’는 아냐…배송·환불 피해도

SNS 공구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비자 보호 문제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공구’를 검색하면 약 252만건, ‘#공동구매’는 약 102만건의 게시물이 확인될 정도로 관련 판매가 활발했다.

하지만 ‘공구가’라고 해서 반드시 온라인 최저가인 것은 아니다. 같은 상품도 판매처마다 수량과 배송비, 사은품 구성이 달라 소비자가 실제 할인 폭을 확인하려면 다른 쇼핑몰과 일일이 비교해야 한다. ‘1차 완판’, ‘한정 수량’, ‘이번이 마지막’처럼 구매를 서두르게 하는 판매 방식도 충분한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헷갈릴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소비자는 평소 신뢰하던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보고 상품을 구입하지만 실제 계약 상대방과 제품을 배송하는 주체는 별도의 판매업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20일까지 SNS 공동구매로 중고 아이폰을 판매한 업체 그린테크라이프와 관련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218건이었다. 이 가운데 189건(86.7%)이 제품 배송 지연 등 ‘계약불이행 또는 환급 지연’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SNS 공구는 인플루언서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브랜드에는 판매 통로, 소비자에게는 할인 구매 채널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에 비해 거래 기록을 확보할 과세 체계와 소비자를 보호할 장치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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