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대구논단] 공직자의 SNS, 품격이 신뢰를 만든다

최근 국내외 주요 정치인들은 SNS를 통해 정책을 설명하고 여론과 소통한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행정이 움직이는 시대다. 정책은 보도자료보다 SNS에서 먼저 알려지고, 공직자의 말 한마디는 회의실이 아니라 온라인 댓글 창에서 평가받는다.

[대구논단] 공직자의 SNS, 품격이 신뢰를 만든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근 국내외 주요 정치인들은 SNS를 통해 정책을 설명하고 여론과 소통한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행정이 움직이는 시대다. 정책은 보도자료보다 SNS에서 먼저 알려지고, 공직자의 말 한마디는 회의실이 아니라 온라인 댓글 창에서 평가받는다. 클릭 한 번이면 수천 명에게 전달되는 환경에서 공직자의 품격은 더 이상 사적인 덕목이 아니다. 그것은 곧 공공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디지털 시대의 공직자는 무엇을 하느냐 뿐만 아니라, 어떻게 말하고 대응하느냐로 평가받는다.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개인 SNS에서 정책 비판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 논란이 된 일이 있다. 문제는 거친 표현 자체가 아니라, 그 발언에 드러난 태도였다. 시민은 글을 통해 “내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이 나를 향해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반면, 민원에 대해 짧지만 정중하게 답하고 정책의 배경을 쉽게 설명한 또 다른 공무원의 글은 큰 공감을 얻었다. 두 사례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품격’이다. 결국 시민이 신뢰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그 정책을 말하는 사람의 태도다.

SNS는 공직자에게 기회이자 함정이다. 소통은 빨라졌지만, 오해 또한 빠르게 확산된다. 공직자의 SNS 발언은 사적 의견과 공적 책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개인 계정이니 괜찮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시민은 공직 직함을 떼고 발언을 보지 않는다. 공직자의 말은 언제나 공적 발언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기준은 분명하다. 사실에 근거하고, 특정 집단을 옹호 또는 낙인찍지 않으며, 감정보다 책임을 앞세우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비판에 직면했을수록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고 차분하고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공직자의 품격은 평상시보다 위기 · 갈등 상황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온라인 여론 대응은 공직사회에서 중요한 시험대다. 과거에는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 대응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시간 댓글과 커뮤니티가 정책의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공직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기려는 대응’이다. 반박과 설득을 혼동하는 순간, 행정은 시민과 대립하는 존재로 비쳐진다.

디지털 시대의 대응 원칙은 명확하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더라도, 불완전한 정보로 서둘러 해명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또한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하다. 관련된 기관들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는 순간 혼란은 커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청의 가시화다. 단순히 “의견을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시민은 설명을 요구하지만, 그보다 먼저 존중받고 있다는 시그널을 원한다.

최근에 AI를 활용한 행정은 중요한 과제를 제기한다. 민원 분류, 복지 대상자 선정, 범죄 예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알고리즘이 활용되고 있다.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그 이면에는 편향과 책임의 문제가 존재한다. 알고리즘의 판단이 특정 집단에 불리하게 작동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기계가 그렇게 판단했다”는 말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공직자는 기술의 사용자인 동시에 최종 책임자다. 설명 가능성이 중요하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정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기술이 행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더 무겁게 만든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공직자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한 SNS 활용법을 넘어, 발언의 책임과 온라인 갈등 대응 원칙을 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혼자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신뢰를 만들어가는 태도다.

디지털 공간이 확장될수록 공직의 본질은 더욱 선명해진다. 시민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 이 기본적인 원칙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