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규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전문위원
최근 JTBC 뉴스 보도에서는 AI 확산과 함께 신입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이는 결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채용 공고는 줄고 경쟁률은 높아졌으며, 취업 준비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단순히 ‘AI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변화는 특정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인력 활용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과거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하고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해왔다. 이른바 ‘가능성’이 채용 기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업은 더 이상 장기간 교육을 전제로 한 채용을 부담으로 인식한다.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채용과 동시에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AI와 자동화 기술이 결합되면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신입이 수행하던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기초 분석 업무는 상당 부분 기술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이 필요한 신입을 채용하는 것보다, 즉시 활용 가능한 인력이나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신입이라는 개념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회복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채용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많은 청년들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점, 자격증, 어학 점수와 같은 전통적인 스펙에 집중하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은 이미 ‘무엇을 해봤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현장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이 사람을 채용했을 때, 바로 우리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지원자는 점점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이제 취업 준비의 방식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 단순한 이론 학습이나 스펙 축적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역량을 중심으로 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AI 활용 능력, 데이터 기반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현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커리어 역량을 중심으로 실무형 교육과 해외 취업 연계를 동시에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나, AI 및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비지원 실무 교육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단순 교육을 넘어 실제 취업과 연결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The APEX Global Korea의 경우, 해외 취업과 연계된 커리어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IT인재개발원에서 운영하는 K-Digital Training 기반 AI 실무 교육 과정은 전액 국비지원을 통해 청년들이 실질적인 기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제 취업은 단순히 ‘자리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형태로 자신을 재설계하는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 취업률을 높이는 단기적 지원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에 맞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청년들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 소멸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청년을 지역에 묶어두는 방식이 아니라 글로벌 기회를 통해 다시 지역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의 취업 시장은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해법 또한 명확하다.
취업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준비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이미 일부 현장에서는 글로벌 역량과 AI 실무 중심으로 취업 준비 방식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준비 방식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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