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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당신의 말이 춤이 된다"… 관객이 '12번째 공연자'가 되는 무대 '샤마'

관객은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자신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AI에 음성으로 남긴다. 이 목소리는 공연 중 사운드로 재생되고, 무용수들은 이를 듣고 즉흥적으로 춤으로 응답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공연의...

"당신의 말이 춤이 된다"… 관객이 '12번째 공연자'가 되는 무대 '샤마'

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예술감독 이경은)가 신작 〈샤마〉를  오는 3월 28일 오후 7시와 29일 오후 4시,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의 후원으로 제작된 공연으로, 관객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현대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 못한 말”이 춤이 되는 순간

〈샤마〉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공연의 일부가 된다는 점이다. 관객은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자신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AI에 음성으로 남긴다. 이 목소리는 공연 중 사운드로 재생되고, 무용수들은 이를 듣고 즉흥적으로 춤으로 응답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공연의 ‘12번째 공연자’가 된다. 즉, 이 작품은 무용수가 아닌 관객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무대다.

현대무용 '샤마' 사진. 제공 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

“듣는 것”이 곧 살리는 것

작품 제목 ‘샤마(שָׁמַע)’는 히브리어로 ‘듣다’라는 뜻이다.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존재 전체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경청’을 의미한다.

이경은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의 출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멸한 존재가 남긴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우리가 그 말을 지금이라도 듣는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작품은 사회 속에서 끝내 말해지지 못한 이야기들—외로움, 고통, 두려움 속에 묻힌 말들—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말들이 소리 → 움직임 → 춤으로 변하며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출연 김현주, 정범관, 나정민, 정혜지,  가진진, 정지훈, 이현우,  정다래, 차기정, 손수빈, 유수현.

‘소생’ 연작 두 번째 작품

〈샤마〉는 리케이댄스의 중장기 프로젝트인 ‘소생하는 유랑무용단: 소멸하는 개인과 지역의 몸을 살리다’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에서 소외된 개인과 사라져가는 지역을 찾아가, 춤을 통해 생명력을 되살리는 작업이다.

연작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히야〉: 소생하다

〈샤마〉: 듣다

〈라아〉: 보다

지난해 초연한〈히야〉가 ‘생명의 시작’을 다뤘다면, 이번〈샤마〉는 그 생명을 ‘듣는 행위’로 확장한다.

현대무용 '샤마' 사진. 제공 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

보이지 않는 것까지 듣는 무대

이번 작품은 인간을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감각을 확장한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 들리지 않는 존재, 심연에 머무는 이야기들까지 ‘듣는다’는 개념을 통해 무대 위에서 펼쳐낸다. 경계는 흐려지고, 나와 타인의 구분도 점차 사라진다. 결국 공연은 하나의 거대한 울림으로 확장된다.

두 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무대

〈샤마〉는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Part 1

“하지 못한 말에 귀를 기울이다”

쌓여 있던 말들이 깨어나며, 몸짓과 춤으로 변화하는 과정

Part 2

“보이지 않는 것까지 듣다”

공간과 감각이 확장되며, 존재의 경계가 사라지는 단계

현대 무용 '샤마' 공연 포스터. 제공 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

관객에게 묻는 공연

〈샤마〉는 단순히 보는 공연이 아니다.  “당신은 무엇을 말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답은 무대 위에서,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 춤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경은 예술감독은 독창적인 안무 발상과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안무가.  1996년 데뷔작 〈흔들리는 마음〉으로 신인상을 거머쥐며  '대한민국 무용계의 새로운 이단아'로  주목받았다. 2002년 리케이댄스를 창단하여 예술감독으로서 독창적 안무 실험과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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