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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합·사기·부정청약 제보하면 최대 5억원 포상"

해당 단지 주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집값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담합을... 제보 채널은 익명성이 보장된 카카오톡 채널과 직통 전화로 운영되며,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 또 내부...

"담합·사기·부정청약 제보하면 최대 5억원 포상"

[포커스경기] “부동산 범죄와 전면전” 칼 빼든 김동연 경기도지사

온라인 채팅방 집값 담합·불법 중개 등 시장 교란행위 집중 수사

도-시·군 합동 특별조사, 부동산 카르텔 끝까지 추적해 발본색원

최근 하남 등지에서 일어난 집값 담합 행위를 적발한 도청사 15층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 사무실을 찾은 김동연 지사가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하남 등지에서 발생한 집값 담합 행위를 적발한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부동산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월 20일 경기도청 15층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 사무실을 찾아 회의를 주재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김 지사는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담합 행위를 발본색원해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고 공정한 사회질서를 확립하자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며 “부동산 담합 세력 근절에 대한 경기도의 의지도 분명하다. 오늘부로 ‘부동산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조직적 담합 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사회에 퍼진 각종 담합 행위를 언급하며 부동산 담합에 대해 엄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당시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선언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러한 정부 정책 기조를 언급하며 “부동산 범죄는 매우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지지만, 경기도는 압도적인 선제 감시 시스템으로 조직적인 집값 담합과 시세 조작 등의 ‘투기 카르텔’을 완전히 뿌리 뽑아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전면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실제로 확인된 조직적 집값 담합 사례가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김동연 지사의 지시에 따라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을 비공개로 발족해 집중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하남과 성남, 용인 등에서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조직적 담합 행위가 실제로 적발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해당 단지 주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집값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담합을 진행했다. 채팅방에는 179명이 비실명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이 나오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조직적으로 실행했다. 수사팀이 확보한 채팅방 대화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2~3월 폭탄 민원으로 5천(만원) 이상 업. ” “20억대 얘기 중에 우린 10억 얘기 중이니 최소 15억은 가야 되는 건데.” “민원 넣고 전화 문자 하는 거 그냥 한동안 해야 할 루틴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들은 담합 가격 이하로 매물이 나오면 공인중개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하고 포털사이트에 허위매물 신고를 반복했다. 심지어 특정 부동산을 ‘허위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중개업소의 영업을 방해했다. 실제 피해를 본 한 공인중개사는 수사 과정에서 “정상적인 매물을 광고해도 밤낮없이 걸려오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 때문에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하남시청 공무원 역시 “동일한 내용의 민원이 수십 건씩 릴레이 형식으로 접수돼 정상적인 행정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담합을 주도한 A씨는 2023년 약 7억8000만원에 매입한 주택을 2026년 2월 약 10억8000만원에 매도했다. 경기도는 A씨가 약 3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재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이에 대해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시키면서 시세 차익을 챙긴 행위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집값 담합으로 인해 피해를 본 공인중개사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피해 상황을 듣고 격려했다. [사진 경기도]

하남·성남·용인 등에서 채팅방 집값 담합 적발

비슷한 방식의 집값 담합은 성남에서도 확인됐다. 성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가격 담합을 진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담합 가격보다 낮은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리스트로 정리한 뒤 지속적으로 허위매물 신고를 했다. 일부 주민들은 순번을 정해 직접 부동산을 찾아가 고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용인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의 카르텔 형태 담합이 적발됐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친목회를 구성해 비회원과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배타적 영업을 한 것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 방지를 위해 공인중개사의 친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기도 수사팀은 현재 채팅방 대화 기록과 민원 로그 등을 확보했으며,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6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동시에 주동자뿐 아니라 적극 가담자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이러한 담합 사례를 보고받은 뒤 강경 대응 방침을 내렸다. 주요 내용으로는 △집값 담합 주동자뿐 아니라 적극 가담자까지 수사 확대 △도- 시·군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특별조사 추진 △‘부동산 부패 제보 핫라인’ 개설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공익 신고자에게 포상금 지급 등이다. 특히 신고포상제는 최대 5억원 규모로 검토되고 있다.

제보 채널은 익명성이 보장된 카카오톡 채널과 직통 전화로 운영되며,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 또 내부 고발을 유도하기 위해 ‘자진신고 감면제’도 추진된다. 부동산 거래가격을 허위 신고했더라도 조사 시작 전에 자진 신고하면 과태료를 전액 면제하고, 조사 이후 신고하면 50%를 감면하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이번 수사 이전에도 다양한 부동산 불법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2021년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부정청약과 집값 담합, 무자격 중개 등 부동산 불법행위자 60명을 적발했다. 당시 수사에서는 성남 ‘위례자이 더 시티’ 아파트 부정청약자 14명도 적발됐다. 이 아파트는 경쟁률이 618대1에 달했던 단지다. 한 청약자는 충남 당진에 실제 거주하면서도 성남에 있는 어머니 집에 주민등록만 유지해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받았다. 또 온라인 카페에서 특정 중개업소 이용을 제한하고 저가 매물을 허위매물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중개업소의 영업을 방해한 집값 담합 행위도 확인됐다.

경기도는 정확한 토지정보 제공과 공정한 부동산 시장 조성을 위한 ‘2026년 경기도 토지정보 분야 주요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92개 과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 경기도]

“끝까지 추적…경기도에선 절대 통하지 않는다”

유튜브를 이용한 무자격 중개 사례도 있었다. 토지 관련 유튜버가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190억원 상당의 토지를 중개하고 약 14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무등록 중개행위나 부정청약, 부동산 시세 교란 행위는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당시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수사 결과 발표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 전반에서 불법행위를 통한 투기가 성행해 거래 질서가 문란해질 우려가 있다”며 “부동산 투기 범죄를 근절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별도의 브리핑에서도 강경한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비웃으며 조직적인 담합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고 대대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집값 담합과 전세 사기 등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행위는 ‘경기도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하라”고 주문했다.

경기도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사기 등 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경기도의 전면 대응이 실제 시장 질서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세나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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